목창균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

4. 불가형력적 은총

불가항력적 은총을 지지하는 단 하나의 명백하고도 분명한 성경본문이 없다.“누구도 항거할 수 없는 은총 외에는 구원 받을 수 없다고 어디에 쓰여 있는가? 모든 구원하는 은총이 항거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에 대한 어느 하나 분명한 성경 구절을 나에게 보여주시오.”

이렇듯 웨슬리는 불가항력적 은총 교리는 성경의 지지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한 성경의 가르침은 물론 이성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취급했다. 예수님의 비유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천국은 마치 자기 아들을 위하여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과 같으니 그 종들을 보내어 그 청한 사람들을 혼인 잔치에 오라 하였더니 오기를 싫어하거늘...."(마22:2-3).

5. 성도의 견인

칼빈주의는 신자는 은총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며, 예정된 사람은 누구도 최종 구원을 상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르친다. 반면, 웨슬리는 성도의 견인 교리도 성서적 근거가 없으며, 신자도 타락할 수 있다는 것이 성서적 교훈이라는 것을 다양하게 논증했다. 진실한 신자(겔18:24), 선한 양심을 산출하는 믿음을 부여받은 자(딤전1:18-19), 좋은 감람나무 가지, 즉 영적, 비가시적 교회에 접붙인 자(롬11:17), 참 포도나무 그리스도의 가지들(요15:1), 그리스도를 효과적으로 알고 있는 자(벧후 2:20), 하늘의 은사와 성령의 열매를 체험한 자(히6:4-6, 믿음으로 살고 있는 자(히10:38), 그리고 언약의 피로 성화된 자도 타락하여 영원히 멸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웨슬리는 무조건적인 선택, 제한 속죄, 항거할 수 없는 은총과 성도의 궁극적인 견인과 예정론의 핵심 개념은 성경의 지지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성경의 증거와 모순되는 주장이며, 수많은 성경 본문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보았다.

결 론

[신중히 생각해본 예정론]에 근거하여 웨슬리의 견해와 칼빈주의는 무엇이 다른지를 탐색했다. 웨슬리가 자신과 칼빈주의 사이에는“머리카락 두께만큼”의 차이도 없다”고 한 것은 단순히 문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웨슬리는 칼빈주의의 핵심인 5대 교리를 수용하지 않고 그것을 비성서적인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5대 교리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의 완전 타락에 대해서는 수용했지만, 하나님의 선행은총을 통한 회복을 주장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그것을 부정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따라서 “머리카락 두께만큼”의 차이도 없다”고 한 것은 수사적인 표현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웨슬리의 예정론은 여러 면에서 칼빈주의 예정론과 대비를 이루고 있다. 첫째, 절대 예정과 예지 예정이다. 칼빈주의는 하나님은 은총을 모든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소수 사람에게만 주고 그들만 구원에로 예정한 반면, 은총을 받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영원한 멸망으로 예정했다는 것, 이 예정은 절대적인 것이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지고한 뜻이라고 한다. 반면, 웨슬리는 하나님의 예정을 그의 예지에 근거한 것으로 이해했다.

둘째, 무조건적 선택과 조건적 선택이다. 칼빈주의는 무조건적인 선택을 주장한다. 하나님이 인간의 운명을 무조건적으로 결정하여 그의 은총을 어떤 사람에게는 주는 반면, 어떤 사람에게는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웨슬리는 조건적 선택을 주장했다. 하나님은 믿는 사람은 구원 받게 되는 반면, 믿지 않는 사람은 멸망 받도록 정하셨다. 믿음을 조건으로 선택하거나 유기했다는 것이다.

셋째, 하나님의 전적 주도권과 인간의 협력이다. 칼빈주의는 오직 하나님의 주도권을 강조한 나머지 인간의 역할을 전적으로 배제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완전 타락했기 때문에 하나님과 협력할 능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웨슬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더불어 인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인간은 타락으로 인해 하나님의 형상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사실이지만, 선행은총을 통해 그 일부, 즉 자유의지를 회복했으며 하나님의 구원에 응답할 수 있다. 따라서 칭의, 성화 및 영화 외에는, 하나님과 인간의 협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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