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소각 퍼포먼스도 열려 ‘눈길’

부채해방을 위한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는 장면(1)

사단법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백종국, 이하 기윤실)는 ‘빚에서 빛으로’라는 주제로 지난 11월 9일 서울시 마포구 소재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2017 교회의 사회적 책임 콘퍼런스’를 열고 가계부채로 ‘고통 받는 기독교 역할’을 제시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한국의 가계부채에 대해 논의가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또한 부채해방을 위한 퍼포먼스도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부채해방을 위한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는 장면(2)

가장 먼저 발제 나선 유종일 교수(KDI 국제정책대학원, 주빌리은행 은행장)는 ‘한국의 가계부채, 원인과 대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유 교수는 “IMF와 미국정부를 앞세운 국제금융자본의 탐욕과 이들의 요구를 마치 위기 극복을 위한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국내의 관료 및 학자들과 여론주도층에 분노했고, 기업 도산과 정리해고로 나날이 늘어나는 실업자들과 과도한 시장자유화와 규제완화의 물결을 보면서 마음이 한없이 무거웠다.”고 밝혔다. 이어 “IMF가 애초에 요구한 구제금융 조건보다 한 발 더 나간 개혁조치, 소위 ‘IMF플러스’를 추진한 김대중 정부는 조기에 위기를 극복했다고 자축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한국경제에 점증하는 고용불안과 극도의 양극화라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산층이 축소되고 빈부의 격차가 확대되는 경제적 양극화 현상은 지난 20년간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로 대두되었다.”며 “근래에는 이러한 격차가 고착화되는 현상, 개천에서 용 나기가 불가능해지는 문제, 즉 사회적 이동성 혹은 계층이동성의 감소가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특히 “경제 양극화의 역사적 기원은 ‘IMF위기 기원론’에 있다”며 “IMF위기 이후 양극화가 극적으로 악화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당시 추진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제도개혁이 고용불안정 심화와 자영업의 과잉 팽창을 불러와 결과적으로 중산층 붕괴에 일조했고, 비정규직과 성과보상제도의 확산, 대기업 임원들의 보수 폭증 등을 불러와 임금격차를 확대시켰다는 지적은 타당하다.”고 했다.

유 교수는 “그러나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양극화의 기원이 IMF위기이며 IMF위기 탓에 양극화가 발생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전개했다. 유 교수는 그 원인을 “박정희 시대 이래의 관치경제가 매우 성공적이었는데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양극화와 저성장을 초래하고 말았다는 일각의 주장이 대표적인 사례이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이 사례에 대해 “황금시대 증후군(Golden Age Syndrome)’의 발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심화된 양극화와 민생 악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과거를 미화하면서 소위 ‘박정희신드롬’에 빠졌던 것이 사실이다.”며 “그 결과 박정희의 아바타처럼 등장한 이명박과 박정희의 친 딸 박근혜가 차례로 대통령이 되었으나 한국경제는 양극화 해소는 고사하고 성장 동력의 회복도 전혀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양극화의 뿌리는 박정희 시대에 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한 결과다.”고 주장했다.

유종일 교수는 “성장체제는 매우 거시적인 개념으로서 각종 제도와 정책이 나무라면, 성장체제는 숲에 해당한다.”며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아서는 한국경제가 당면한 성장과 분배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올바른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거시적인 틀 안에서의 경제성장을 제시했다.

그는 양극화 해소 전략에 대한 함의를 제시하면서 “IMF위기 이후 외국자본과 신자유주의 담론의 영향력 아래 진행된 노동시장유연화 등의 시장개혁과 극심한 경기침체가 양극화의 급격한 심화를 불러온 것은 사실이지만, 양극화의 시발점은 1990년대 초반이었고 이는 보다 구조적인 원인에 의해 촉발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숙련에 기초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안적 생산체제를 성립시켜야 이중구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대임금’을 추구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부채에 대한 기독교적 입장’, 박제민 기윤실 팀장이 ‘부채소각 퍼포먼스’, 오종규 사회선교부 사회책임팀 총무(온누리교회)·이파람 목사(예수마을교회)·김덕영 사무처장(하나은행)이 ‘부채예방을 위한 실천사례’ 발제, 이상민 변호사(법무법인 에셀, 기윤실 좋은사회운동본부 본부장)가 ‘기윤실 부채예방운동 소개’, 좌장 배종석 교수(고려대 경영학과, 기윤실 공동대표)가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박지현 기자  dsglory@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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