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음식은 피하자<2>
잘 체하게 하거나 짠 음식들을 피하자

2. 잘 체하는 음식
음식 가운데 성질상, 또는 조리 과정에서 쉽게 소화되지 않고 잘 체하게 하는 음식들이 있다. 정상인이 먹으면 전혀 문제가 없지만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담적병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음식들이 위장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 지금부터 담적 환자는 조심하거나 제한하는 것이 좋은 음식들을 소개한다.
우선 찰지거나 딱딱한 음식은 담적을 만든다. 주로 곡식을 가루 낸 다음 끈기 있게 반죽하여 조리하는 떡이나 면류 음식, 압력 밥솥에서 쪄내는 찰진 음식, 말린 오징어 같은 건어물, 견과류 같은 단단한 음식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음식들은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해서 씹어도 잘 분해되지 않고, 분해되지 않으니까 침과 잘 섞이지 않은 채 덩어리 형태로 위장 내로 유입된다. 그러면 위장이 약한 사람이거나 담적 환자들은 대부분 소화가 어려워 잘 체하고, 위와 장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 담 독소가 발생하기 쉽다.
편중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음식들은 효과는 큰 대신에 소화에는 부담이 된다. 주로 고탄수화물, 고지방, 고단백 등과 같이 한쪽으로 쏠려있는 음식을 말하는데, 고구마, 바나나, 삼겹살, 오징어, 잡채, 옥수수 등이 대표적이다. 대체로 달고 고소하지만 맛이 매우 두터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위장이 약한 사람이 이러한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잘 체하거나 역류, 신물, 트림, 가스 참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볼 수 있다. 말린 과일, 말린 채소, 건어물, 육포, 곶감, 땅콩 등 섬유소가 너무 많은 음식도 소화가 잘 안 된다.
대부분의 식재료들은 각자 다양한 영양 성분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으면서 소화와 흡수를 용이하게 한다. 예를 들면 과육에는 단맛과 과당, 탄수화물이 주로 있고 껍질에는 과육을 소화시키는 데 필요한 다양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함유하여 같이 먹었을 때 상호 보완하도록 음양의 조화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3. 밀가루
밀가루에는 글루텐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글루텐은 소화기계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각종 소화 장애와 함께 두통이나 어지러움, 구역감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글루텐을 함유하고 있는 음식은 점도가 높아 소화 흡수 과정에서 소장과 대장에 점착될 가능성이 높다. 장벽에 점착되어 잔류하게 되면 장 내외 면역계를 방해하고 각종 병원성 미생물을 증식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빵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인 중에서도 글루텐을 소화하지 못하는 ‘셀리악’이란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셀리악병은 영양소 흡수 장애 질병으로, 글루텐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자가 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인보다 글루텐 알레르기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셀리악 질환으로 발생하는 증상들로는 설사와 변비, 구토, 속쓰림, 피로, 근육통, 저혈당증, 습진, 여드름 등이 있고 영유아에게는 성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한의학에서도 밀가루 음식이 소화 장애와 담을 잘 유발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의 밀가루 제품은 소비자에게 오기까지 길게는 2년여 동안 습하고 더운 바다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방부제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밀가루 음식에 민감하거나 심한 담적 환자는 가능하면 빵이나 면 등 밀가루 음식을 피해야 한다.

4. 시거나 떫은 음식
한의학적으로 신맛은 모든 기운을 잘 수축시키면서 오그라들게 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고, 떫은맛은 강하고 빠른 흐름을 수렴해 느리게 하거나 멈추는 작용을 한다. 실제 일상생활에서도 시거나 떫은 음식을 먹으면 몸이 움츠러들고 수축되는 현상을 경험할 것이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자궁출혈이나 심한 무력증이 있을 때 오미자나 산수유, 백반 같은 신맛과 떫은맛의 약으로 치료한다. 따라서 시거나 떫은 음식은 잘 분해 되지 않으며, 뭉치고 수축시켜서 소화를 비교적 어렵게 한다. 신맛은 주로 덜 익은 과일류에서 강하며, 신포도, 사과, 신 오렌지, 레몬, 앵두, 파인애플, 머루 등이 여기에 속하고, 떫은맛은 덜 익은 감, 밤과 그의 속껍질, 설익은 배, 호두 껍질 등이 해당된다. 다만 신맛이라도 단맛이 강하거나 설탕으로 숙성시켜 먹으면 신맛의 나쁜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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