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리아오 지음, 리틀빅 출판

지미 리아오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삽화가 ‘장 자끄 상뻬’에 비견되는 대만 출신의 작가이다. 본명은 랴오푸빈으로, 삽화를 시작하면서 영어 이름인 지미에 자신이 좋아하는 글자 ‘지(幾)’를 연결시켜 만든 ‘지미(幾米)’라는 필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교외의 한 낡은 아파트에 사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늘 왼쪽으로 가는 습관이 있는 여자와 늘 오른쪽으로 가는 습관이 있는 남자.... 그들은 서로 만난 적도 마주친 적도 없었다. 각자 레스토랑에서 부업으로 바이올린 연주를 하거나 비극적인 소설을 번역하는 일을 하며 외롭고 우울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원 분수 앞에서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두 사람의 무료한 일상은 즐겁고 달콤하게 변하게 된다. 다시 만날 약속을 하며 헤어졌지만 비에 젖어버린 전화번호는 둘의 만남을 이어줄 수 없었다. 서로를 그리워하며 다시 돌아올 우연을 기대하면서 다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진다. 만남, 그리고 간절한 그리움이 이들의 삶을 어떻게 가치 있게 하는지에 대해 짤막한 일기와 그림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의 심리가 아름다운 색감과 어우러져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같은 공간 속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는 둘의 모습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애잔함이 느껴진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그림과 보편적인 가치를 전하는 지미의 가장 큰 행복은 ‘날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지미의 그림 속에서 마음 따뜻한 감동을 느껴보길 바란다.                  이운산 기자

리셋
김관선 지음 / 두란노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는 내년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신간 <리셋>(reset)을 출간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촉구하며, 최근 수 년 동안 교회 내외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과 비난을 받아온 한국개신교가 종교개혁 당시의 삶의 자리로 회귀하여 거듭나기를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교회의 현 주소를 컴퓨터의 기능적 측면을 인용해 설명하고 있다. 컴퓨터가 제 기능을 상실하면 사람들은 나름의 방법을 총동원해 컴퓨터를 정상화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이 방법 저 방법도 안 되면 최후의 방법은 컴퓨터를 공장 출하 당시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 절차상 필수 과정은 ‘리셋’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이 버튼을 누르면 부대상황으로 백업(backup)되지 않은 많은 정보가 상실되는 위험도 감수해야한다. 이처럼 ‘리셋’은 신중을 기해야 할 작업이다. 그러나 이 ‘리셋’ 작업만큼 컴퓨터를 혁신하고 재건(renewal)하고 갱신하는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목사는 이번 저서를 통해 개신교 버그의 원인을 그릇된 ‘성장주의’라고 지적하면서, “성장지향주의는 목표 실현에 대한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을 고려하지 않게 되어, 사람을 도구화하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김 목사는 현재의 개신교 신앙의 버그를 잡아 교회를 초대교회의 상태로 전환하기 위해서 한국개신교에 ‘리셋’ 작업은 필수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실천만이 종교개혁 정신을 이어받은 교회의 정상적인 자세라고 말하고 있다.  
구인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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