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종합사회복지관장
사회복지학사(Ph.D),가족치료전공)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이 발생하면 대부분 가해자를 먼저 비난하거나 죄인으로만 몰고 가는 경향이 많다. 물론 가정폭력 가해자가 잘했다는 논조에서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많은 연구에서 가정폭력 가해자들은 이미 성장하는 어린 시절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가정폭력에 노출되면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되면 스스로 증오하며, 떨쳐 버리고 싶은 가정폭력에 익숙해져서 본인도 모르게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결국 가정폭력 가해자 또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가해자를 처벌 위주로 관리하기보다는 가해자들이 받은 과거의 깊은 상처들을 치유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가정폭력 가해자 이해에서 폭력 행사의 원인을 찾아보면 그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원인에 관한 정리된 이론들을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정신분석이론: 미성숙한 자아와 다양한 정신적 질환에 의하여 폭력을 행사한다.
2) 사회학습이론: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정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있거나 가정폭력을 목격하며 자랐다.
3) 인지행동이론: 불안이 작용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 도래하면 폭력을 가장 효과적인 의사소통방법으로 인지하여 가족에게 폭력을 가한다.
4) 여성주의이론: 남성들이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부장적 사고에 의해서 여성이나 가족을 통제하기 위하여 폭력을 사용한다.
5) 남성주의 관점: 남성은 남성의 권위를 지키고 여성 및 가족을 통제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당연시한다(여자와 명태는 때려야 부드러워진다).
6) 스트레스이론: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폭력으로 대체한다.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들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보면 성장 과정에서 받은 상처가 치유되지 못하여 건강하지 못한 자아와 왜곡된 인지구조에 의하여 폭력을 사용한다. 1) 이유 없이 아내를 시샘하거나 의심하고 아내의 행동 등을 통제한다. 2) 작은 일에도 화를 잘 내며 정서가 불안정하고 열등감이 강하다. 3) 자신의 입지가 불안하면 아내와 자녀들에게 사소한 실수에도 체벌을 가하며 스스로가 우월하다고 강하게 믿는다. 4) 가정폭력을 사용하는 가해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이 부족하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사소통능력이 부족하다. 5) 이성적 판단에 의한 행동을 하기보다는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가정폭력 가해자 이해를 위해 이들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세계적으로 가해자들의 85% 정도는 남성이고,  연령을 보면 20대나 30대보다는 주로 40대와 50대의 연령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데이트 폭력’에 많이 노출되는 상황이고, 연구에 의하면 매 맞는 남편이 전체가정폭력의 13.5% 정도 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또한, 경제적 수준이나 학력 또는 직업 등과 같은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대해서 외국의 경우 특별한 특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발표를 보면 가해자 중 대부분이 저소득 계층의 고졸 이하의 사람들이다. 이것은 가정폭력 관련법 시행의 초기 단계에서 과도기적으로 저소득 계층의 사람들이 법적 제재를 더 많이 받는 현상일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고소득이나 고위층은 가정폭력이 발생하더라도 노출을 꺼리는 사회적 현상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이제 가정폭력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한 관점에서 가해자를 올바로 이해하고 가정폭력 재발을 방지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가정폭력에 노출된 가정이라 할지라도 건강한 가정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더 많은 연구가 요구된다.
<다음호에는 제2부 가정의 상처와 치유-가정폭력(5) ‘가정폭력피해자 이해’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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