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본은 중년층과 고령층의 문화를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 사회의 변화는 젊은 층에서부터 시작되기에 일본을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늘날 젊은이들의 변화상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젊은 층의 변화는 마그마처럼 일본 전체를 뒤바꾸고 있다. 일본의 기성세대들은 성공을 향해 돌진해왔기 때문에 지나치리만큼 자신만만하고 변화에도 둔감한 반면, 젊은 세대들은 ‘잃어버린 10년(버블 붕괴 이후 침체된 시기)’과 함께 청춘을 보내며 한 번도 성공을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하류’가 그들의 삶을 엄습하고 있다. 2005년에 미우라 아츠시는 ‘하류사회: 새로운 계층집단의 출현’을 출간하였는데, 그는 ‘하류’의 의미를 단순히 소득이 적은 것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 생활능력, 일할 의욕, 배울 의욕 등 삶에 대한 의욕이 총체적으로 낮은 사람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최근 일본의 젊은이들은 삶의 의욕을 잃고 있다는 뜻이다.
젊은 층에 엄청난 속도로 번져나가고 있는 ‘하류’의 물결의 예로 크게 ‘프리터’와 ‘니트’를 들 수 있다. 프리터는 영어의 ‘Free’와 독일어의 ‘Arbeit’를 합성한 일본식 조어로, 정확한 정의는 ‘학생과 주부를 제외한 15~34세 인구 중 파트타임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 또는 취업을 희망하는 무직자’이다. 또한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로 ‘학교에 가지 않고 구직도 하지 않는 무직 젊은이’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왜 일본 사회에 프리터와 니트와 같은 자발적 실업자가 늘고 있는 것일까? 우치다 타츠루의 <하류지향>에서는 이 원인을 젊은이들의 학습 저하 현상에서 발견하려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물질적으로 풍족한 가정에서 자란 탓에 경제 합리적 사고방식에 젖은 일본의 젊은이들은 불확실한 미래 (좋은 직장 등)를 위해 학습의 고통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회사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주겠다는 제안도 거절하곤 하는데 그 이유인즉 ‘책임지는 게 싫어서’ ‘출세보다는 자유가 중요하기 때문에’ ‘언제든 그만둘 수가 없으므로’ 등이라고 한다. 자신의 일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주체적 의식에서 출발한다고 하지만 미래보다 당장의 자유와 만족을 추구하는 그들의 사고방식 및 의식구조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까지 파급되고 있다.
이러한 일본 청년들의 ‘하류’ 문화와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청년 문화는 어떠한가? 청년 실업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두 나라 공통적인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일하기 싫어서라기보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자리가 없어서 괴로워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힘든 노동을 기피하고, 편하고 대접받는 직장을 선호하기 때문에 점점 더 취업의 문이 좁아지고 있는 것을 아닐까? 우리나라에도 이 ‘하류’의 물결이 엄습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운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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