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시간에 높임말 즉 존댓말을 바르게 사용하여 글을 쓰는 수업이 있었다. 우리말은 영어나 중국어 등에 비해 존댓말이 체계적이고 말하는 대상에 따라 조사나 접미어를 바꾸어 줌으로써 상대를 높이고 스스로를 낮출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으로 께서나 께, ~요, ~습니다, -시- 등을 사용하는 방법과 저, 저희처럼 자신을 낮추는 방법, 또 진지, 연세, 댁, 생신처럼 단어를 차별화하는 방법으로 존대를 표현한다.    이론적으로는 청산유수처럼 높임말을 사용하는 법을 잘 알고 있기에 평소 생활 속에서도 잘 사용하는지 물어보니 많은 아이들이 부모님께 반말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운 것은 실제로 실천을 통해 비로소 자기화 될 수 있기에 반 아이들에게 하루 날을 정하여 ‘높임말 실천 day’라 하고 24시간 동안 웃어른께 높임말을 하도록 미션을 주었다. ‘런닝맨’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워낙 인기가 있어서인지, 학습활동에 있어서도 미션이라 하니 게임하듯 신나게 동참하겠다고 했다. 평소에 존댓말을 사용해 온 친구들은 누워서 떡먹기였겠지만 10년 동안 반말만을 사용해 오다가 갑자기 존댓말을 쓰려니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명도 빠짐없이 미션을 완수한 뒤 학급 전용 SNS에 높임말을 실천해 본 소감을 올려 주었다. 댓글에는 ‘높임말을 실천하니 서로를 존중해 주는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엔 어색했지만 곧 익숙해지고 존중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어요.’ ‘존댓말을 쓰면서 그동안 부모님을 너무 친구같이 대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하루종일 존댓말을 쓰려니 힘들고 실수도 많았지만 성공해서 뿌듯했어요.’ ‘가족 모두가 서로 높임말을 사용하니 집 안 공기가 더 부드럽고 상쾌합니다.’ ‘높임말을 쓰니 말을 예쁘게 하게 되고 마음도 단정해 지는 것 같아요.’ ‘상대방을 높여 주니 감사하는 느낌이 들어요.’등 미션을 수행하면서 느꼈던 생각이 가득 적혀 있었다. 미션 수행을 위해 부모님께서도 함께 높임말을 사용해 주신 가정도 많았다. 비록 하루였지만 언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존댓말이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담긴 말이다. 아무리 문법적으로 완벽한 존댓말일지라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 신뢰, 감사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정한 존댓말이 아닐 것이다. 또한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웃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 깃들었다면 그것이 진정한 존대어일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초등학생까지도 욕설을 자주 사용하고, 사이버 상에서 주고받는 줄임말이나 속어들이 대화의 장 속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언어는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의 성숙도를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아무리 뛰어난 지식과 재능이 있다고 할지라도 입에서 끊임없이 무례한 말이나 거친 표현들이 튀어나온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을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감사, 그리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이 갖추어진 사람이야말로 앞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재가 아닐까.
 <다음호에 계속>

김정윤 집사
(우촌초등학교 부장교사, 서울교육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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