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독교다운 기독교의 공동체가 어디에 자리 잡고 있었는가 하는 기독교사 2000년을 통틀어 질문한다면 카파도키아 영성가들이 활동했던 지역이라 할 것이다. 현대 공산주의 전문 연구가들에게 있어서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라는 그들의 개념을 일축할 수 있는 증거 제시가 바로 카파토키야 학파 지도자들이 공동체를 이끌던 장소라고 말할 수도 있다. 325년 니카이야 공의회를 발판으로 AD 381년 성부 성자 성령 삼위 일체 하나님의 인격적 실체를 잘 규명한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의 성공적 열매는 바로 카파도키야에서 활동했던 대 바질리오스, 그리고 닛사의 그레고리, 나찌안쥬스 그레고리 세 명의 지도자들의 역할이었다.
그 중 독신의 영성으로 삶을 영위하고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위해 헌신한 인물은 나찌안쥬스 스레고리이다. 한국교회에는 익숙하게 소개된 인물이 아니지만 그의 신학사상과 그의 영성의 위대성은 음미하고 또 음미해도 우리에게 기독교적 향기가 무엇인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좋은 멘토가 되고 있다. 한 때 그가 콘스탄티노플에서 동방 정교회의 최고 수장인 대 교구장으로 행정가의 면모를 과시한 적도 있었으나 생애 대부분은 영성가로서 헌신과 거룩함과 복종의 대명사로 소개될 정도로 신앙적 실천에 탁월성을 지닌 지도자였다.

헌신과 거룩함과 복종의 대명사
신앙적 실천에 탁월한 지도자

그는 329년 혹은 330년 나찌안쥬스 근처 아리안줌이란 지역에서 나찌안쥬스의 목회자 그레고리의 장남으로 탄생한다. 2년 뒤 그의 형제 캐사리오스가 태어나 그들은 한명의 여동생 고르고니아를 두고 하나님이 쓰시는 소중한 인물들로 활동했다. 특히 361년에 목회자였던 아버지에 의해 강제로 안수를 받고 교회의 감독직을 맡길 희망했지만 자신의 준비 부족으로 당시 오지라할 수 있는 본도 지방으로 피신하여 수도생활에 전념하게 된다. 훗날 그가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행한 <설교>에서 그가 아버지를 피하여 감독직 수락을 연기한 것은 준비 미비란 점을 명백히 하면서 당시의 어리석은 행위에 대해 자신 스스로 비판을 가했다. 오늘날도 신학교 교육이 부족함 투성이인데도 뜻있는 개개인은 자신의 소명을 다지며 자기 개발을 통해 성숙을 향해 가는 지도자들이 있다. 또 그의 개인적인 영적 지도자로서의 자기 개발의 모습은 목회적인 이해력 증진에 동떨어진 감이 없잖아 있더래도 철저히 기도함과 또한 지혜를 가져 그 부족을 극소화해야 하는 역사적 교훈거리로 아주 적당한 예가 될 수 있다. 특히 흥미있는 것은 바질의 동생이었던 닛사의 그레고리는 <동정성에 관하여>라는 저술을 남겨 독신주의에 대한 고전적 자료를 후대에 남기게 되었는데 그는 결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사역의 길을 갔다. 반면에 나찌안쥬스는 문서로 된 금욕적 자료는 남기질 않았으나 본인의 영성 생활에서 그 길을 선택함으로 오리게네스의 길을 온건한 방향에서 답습했다 할 것이다.
정통 교리의 정립이 실은 단시간에 어떤 교권주의의 강압에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의 성서 연구와 그 신학적 견해에 생명을 건 지도자들의 눈부신 희생이 뒷받침 된 것이라는 점은 이미 아타나시오스의 경우에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나찌안쥬스 그레고리 시대에 와서는 약간 앞선 시대에 “프네브마스토마키” 즉, “성령 훼발론자들,” “마케도니아 사람들”이라 별칭하는 이단들의 등장이 있었다. 그들은 “성자와 성령을 단순한 비인격체 즉 피조물로 이해”하면서 성령을 비존재의 어떤 능력으로만 격하 시켰다. 그런데 카파도키야 학파 세 명의 교부들은 “삼위의 춤”(페리코리시스)란 개념을 사용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상호 교류와 동시에 경륜상의 나타남을 강조해 고전적 개념인 내재적 삼위일체와 경륜적 삼위일체 개념으로 탄탄히 한분 하나님이시면서 동시에 경륜적으로 삼위 하나님으로 우리에게 관계하시는 하나님에 관한 사상을 정립하기에 이른다.

내재적 삼위일체, 경륜적 삼위일체 등
우리에게 관계하시는 하나님 사상 정립

이 점은 하나님의 사회성을 강조하는 신학적 흐름에 막대한 공을 제공했고 그 결과 도그마주의에 빠져 하나님의 생명력마저 고갈될 수 있는 그런 폐단에서 벗어나 하나님이란 존재 안에서의 내부적 사랑의 교류와 동시에 그가 사랑으로 창조한 피조물과의 관계성의 필연성을 제시하는 골격이 되었다. 소중한 기독교적 유산이랄 수 있는 평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늘날 학문과 신앙의 세계 안에는 단절이 정답인 것처럼 파편화가 통례적이 되었다. 그래서 극단적이 개별화가 개인 개인들이 삶의 주인들이 되어 공동체성이 무너지고 더 나아가 “한 사람은 사람이 아닌데” 그런 방향으로 줄달음 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은 반 그리스도교적이면서 동시에 적 그리스도교적인 상황이랄 수밖에 없다. 개개인을 위한 하나님의 사랑은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동시에 내 이웃을 사랑하시는 분”(neighbour-loving God)이다.
그러기에 공존, 공생, 상부상조 등등이 너무나 중요한 요소들이다. 그러한 중요한 신학적 함의를 카파도키아 영성가들 특히 나찌안쥬스 그레고리는 역사 속에 중요한 업적으로 이룩해 놓았다. 이러한 기독교적 실천의 영역을 가장 중요한 주제인 신관 즉 하나님 이해에서 연결 시켜 놓은 것은 바울 사도의 아덴에서의 설교 사도행전 17장 26절에서 27절 사이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살게 하시고 그들의 연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정하셨으니 이는 사람으로 혹 하나님을 더듬어 찾아 발견하게 하려 하심이로되 그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계시지 아니하도다.”한 설명에서 알 수 있는 피조물과 관계된 하나님의 모습을 잘 묘사한 맥락과 상통하고 있다 할 것이다. 위대한 교회 지도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다시 해 본다면 바로 하나님 이해에서 출발 개인, 공동체, 세계를 아우르는 과정을 따르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나찌안쥬스 그레고리는 하나님과의 영적인 교제를 통해 하나님의 실체를 설명하는 많은 유비를 형성해 놓았는데 빛의 비유이다. 성령도 성자도 성부도 성경 전체를 볼 때 빛 가운데 역사하는 양상을 따라 “성령 안에서 성자를 통한 성부 하나님”이시다는 삼위일체의 공식을 펼쳤는데 그 구조를 기초해 이렇게 유비적 정리를 한다. “빛 가운데서 빛을 통해 빛을 바라본다.”라는 정리이다. 즉, 오순절에 빛 가운데 역사하던 성령님, 요한복음에서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할 것이요.”한 성자 하나님, 모세의 불붙는 가시덤불에서의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는 사건을 통해 삼위일체 하나님은 빛의 충만이라고 이해한 건설적인 이해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적 전쟁은 다름 아닌 어둠을 물리치고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빛의 역사가 그 목적이라 칠 때 나찌안쥬스 그레고리의 역사적 가치는 깊이 음미해야할 중요한 가치를 말하고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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