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는 오직 ‘일사 각오’의 길만이 있을 뿐입니다”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삶을 그린 영화 『일사각오』가 오는 3월 17일, 전국 CGV영화관에서 개봉된다. 이 영화는 10일간 상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일본 제국주의 및 군국주의의 탄압 속에서도 신앙의 절개를 지킨 목회자이자 독립운동가로서의 주기철 목사의 삶이 잘 담겨져 있다. 따라서 기독교인 뿐 아니라 비기독교인에게도 민족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영화가 될 전망이다.
이 영화의 제작사는 KBS 한국방송이고, 배급사는 ‘파이오니아21’이 맡게 되며, 감독에 권혁만 프로듀서, 출연자로 이지형(주기철 역), 설지윤(오정모 역), 최 원(주광조 역), 서광재(조만식 역) 배우 등이 맡았다.
이번 영화 개봉을 앞두고, KBS는 지난 2월 20일, 여의도 KBS홀에서 ‘일사각오 VIP 초청 시사회’를 갖고 영화 흥행 성공을 기원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1부 순서 오프닝 행사 사회는 최선규·김경란 아나운서가 맡았고, 내외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후 고대영 KBS 한국방송 사장이 환영사를 전했으며,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가 축사를 했다. 이 시간에 김삼환 목사는 “죽음으로 믿음을 지킨 주기철 목사는 한국교회에 길이길이 거름이 되어 한국교회의 상징적 인물이 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일래 목사(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가 격려사를 했고, 소강석 목사(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가 협찬사를 대표해 인사말을 전하면서 “이 민족을 살리려고 몸부림쳤던 주기철 목사의 순교 장면은 십자가의 정신을 상실한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리게 만든다”며 “오늘날 자본주의에 찌든 우리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모습을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됐다”고 강조했으며, 주기철 목사의 손자인 주승중 목사(주기철기념사업회 이사장)가 유족 소개 및 대표 인사말을 전했다. 주 목사는 “한국교회는 역사 현장에서 이 민족의 어려움과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었다”며 “주기철 목사를 통해 초대 한국교회가 민족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연배우 인사 시간에 이지형, 설지윤, 최 원 배우 등이 영화 제작 과정에서 느낀 신앙 간증을 했고, 테너 박주옥 교수(백석예술대학 겸임교수)와 크로스오버 소프라노 임지은 교수(명지대학교 외래교수)가 ‘영문밖의 길’이라는 곡으로 추모곡을 불렀다.
이어진 영화 시사회 시간에 관람객들이 상영 시간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이 영화는 민족지도자들을 길러낸 오산학교에서 고당 조만식 선생 등으로부터 주기철 목사가 가르침을 받는 장면부터 시작됐다. 조만식 장로는 평양 산정현교회에서 시무했고, 3.1운동에 참여했으며, 전국을 순회하며 물산장려운동도 펼쳤던 독립운동가였다.
팩션 드라마로 진행된 이 영화에서 주기철 목사의 신사참배 거부 운동은 종교적인 것을 뛰어넘어 민족해방운동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화의 첫 장면은 13살 주기철 군이 등장했다. 한일강제합병으로 ‘나라’를 잃었을 당시 성탄절에 처음으로 교회에 나가 ‘하나님’을 만나게 된 주 목사가 목사 안수를 받던 1925년, 서울 남산에 조선 신궁이 세워졌다.
이후 일본은 천황이 사는 곳을 향해 절하는 궁성요배와 신사참배를 강요하면서 황국신민화 정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인간 주기철이 겪는 고뇌와 번민, 그리고 갈등의 모습을 목격한 13살 아들의 시선으로 재구성해 영화를 제작했다. 주 목사는 7년에 걸친 옥살이 동안 끔찍한 고문 속에서도 신앙의 절개를 지켰으나 일제시대 당시에 거의 대부분의 조선 교회 교단들이 신사참배를 가결했었다.
일제는 신사참배를 통해 우리민족에게 전쟁 종군 강권을 하려고 했으나 기독교 소수 순교자들의 강력한 저항 운동에 부딪혀 난항을 겪었다고 소개됐고, 이에 따라 조선 총독부 군 참모부 보고서 기록물에서는 기독교를 ‘조선 통치의 암적인 존재’라고 서술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저항이 거세자 사상교육을 먼저했고, 다급해진 1944년쯤 징집에 나섰다.
당시 일제에 맞서다 폐쇄된 교회는 약 200여 개였고. 목회자와 성도 2천 여 명이 검속되었으며, 그 중에서 50여명이 순교를 당했다.
이처럼 주 목사 같은 인물들이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에 반대해 온갖 고문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신앙을 지키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끝까지 저항했기에 오늘날 한국기독교가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주기철 목사는 광복을 1년 앞둔 1944년, 47세의 젊은 나이에 옥사했다. 그가 남긴 유언은 “일사각오(一死覺悟)”였다.
일본이 한국 외교부와 협상을 종료했다며 일본대사관 옆 정신대 할머니들 소녀상을 철거하려고 하는 요즘, 일제 권력에 맞서 싸운 주기철 목사의 신앙과 삶을 소개하는 영화가 개봉돼 민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KBS홀=양진우 기자>

주연배우 소개 시간에 등장한 배우들. 좌측부터 이지형(주기철 역), 최 원(주광조 역), 설지윤(오정모 역)

조일래 목사(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가 격려사를 전했다.

‘일사각오’ 영화를 후원한 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 소강석 목사와 산정현교회 당회장 김관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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