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결교회사는 나라에 불어 닥친 고난의 역사와 함께 한다. 일제에 의한 신사참배와 맞서야 하는 역풍을 이겨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많은 지도자들이 고난을 당했으며, 순교하였다. 그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성결교회를 이끌어 오고 있는 것이다. 오늘 날의 성결교회에게 이런 영적 바람이 하늬바람처럼 다시 불어오기를 기도한다. “하늬바람에 곡식이 모질어진다” -여름이 지나 서풍이 불게 되면 곡식이 여물고 대가 세진다는 말. 〈편집자 주〉

이 연재를 게재하기 시작하면서 두 가지 점에 착안했다. 그 하나는 역사를 이끌어온 견인차는 인간이기에 교회사의 이야기에도 중심이 교회 지도자이기에 역사 연구에 무엇보다 인물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동시성의 원리” 즉 고대와 현대를 넘나들면서 역사적 교훈을 찾으려 함에 치중하는데 연대기적 고려도 중요하다.
하지만 필자의 시간이 쫓기고 있다는 점과 무엇보다 기독교 지도자들의 뇌리 속에 잠재되어 있는 주제는 성령론적 접근으로 풀어야 하기에 성령은 초시간적 존재이신 하나님이시기에 얼마든지 역사적 교훈을 연대기에 고정되지 않고도 찾을 수 있다. 역사를 이끌어 온 리더들의 공통분모는 여전히 성령이며 오늘을 사는 우리도 보혜사 성령의 우산 아래 존재하기에 인물들을 넘나들면서 전개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전쟁이 한참인 때에 해방 후 성결교회의 재흥을 주도하던 신학교 교수들과 교회 지도자들의 납북 사건이 발생하는데 교단이 순교자로 추앙하는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박현명(총회장), 이건(신학교 교장), 박형규(신학교 교수), 김유연(신학교 교수), 유세근(독립문 교회), 최석모 (아현교회) 여섯분이다. 그중 고박현명 목사는 한국의 개화기, 한참 삭발령으로 신구 세대의 흐름이 한참인 1903년 함경남도 원산 근처 북청에서 3남 3녀 중 3남으로 출생했다.
「성결 교회사」를 저술한 고 이천영 교수는 박현명 목사의 신학문 탐구에 대한 열정을 이렇게 술회하고 있다. “(한학을 접고)… 보통학교에 진학을 원하였으나 삭발을 해야 함으로 부모들이 허락지 않았다. 그 이유는 유가윤리에 몸과 터럭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인데 머리를 깎는 것은 부모에게 받은 것을 파손함으로 불효라는 것이고 부모 상고에는 머리를 풀어내리는 것이 자식의 도리임으로 삭발은 불효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는 혁명적인 기개가 있었기에 부모 모르게 머리를 잘라 버리고 보통학교에 입학하였던 것이다.”
19세에 경성 성서 학원에 입학하여 1925년 경성 성서 학원을 졸업한 후 2년 동안 독립문 성결교회에서 1927년까지 부임 전도사가 되었다가 1927년에는 주임 전도사가 되었고 4년 목회 후 목사 안수를 받게 되자 마침 동경에 사역자가 공석이 되어 교단에서는 고 박현명 목사가 적임자라 판단하고 파송을 결정했다. 그곳은 도쿄의 서남쪽 요코하마 부근에 있는 오모리란 곳에 이주해 현재는 지하철역이 들어선 역세권이지만 당시에는 농지가 대부분이었던 시골이었다. 그는 작은 일식집을 구해 교회 팻말을 달고 30여 평방미터의 다다미방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그가 일본서 6년간 사역하며 특히 향학열을 불태우는 와세다 대학 신학부 청강 등의 노력들은 살을 에는 고통의 연속이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곧 고진감래로 “고난당하는 것이 내게는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119:17) 가난으로 인해 출산된 장녀가 1925년 독립문교회에서 개척 전도사로 고난의 길을 걸을 때 생명을 잃게 되었고 일본에서는 또한 6년 동안 16회나 교회당과 주택을 옮겨 다니는 곤경을 당하게 된다.
일본인들의 인종 차별도 문제였지만 대공항으로 불어 닥친 경제적 한파의 고난이 중첩된 상황이었다 할 것이다.
정말 곤란 중에 곤란은 맏아들 박상증 목사의 탄생이었는데 산후 조리가 힘겨워 모유가 나오질 않아 1930년 1월 6일 태어난 아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고난을 어깨에 짊어진 주인공이었다고 한다. 더구나 추운 겨울에도 연료비 절감을 위해 주일 예배 때만 잠시 불을 피웠기에 한기 가득한 집에서 어린아이는 견디질 못해 울었고, 산모는 마른버짐이 퍼져 고통을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었다 한다.
복음을 일러 우리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복음’이라 하는데 사실 죄에 빠진 인류가 본질상 가난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 함께 생을 공유하고 있는 이웃들에 가난한 이들이 항상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 복지, 그리고 분배의 정의, 교육적 활동 등 여러 방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빈부의 격차는 사회 그 자체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기에 궁극적인 가난의 해결책은 누가복음에서 인카네이션한 예수를 출산한 후 정결 예식에 참여하기 위해“산 비둘기 한 쌍이나 혹은 어린 집비둘기 둘로 제사한“ (눅2:24) 요셉의 가정, 그 안에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생각하고 날마다 그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더 나은 삶을 향해 전진하는 자세를 고려할 때 비로서 가난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