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평동노회 152회 정기노회에서 비상정회를 선포했으나 노회원들의 투표에 의해 노회장직이 사임 처리된 황규철 목사(전 예장합동 교단 총무)와 전 평동노회원 박석구 목사 사이에 흉기 상해사건이 발생했다. 22일 오후 3시 예장합동 총회회관에서 김화경 목사가 박석구 목사에게 받은 것으로 알려진 자료를 근거로 황규철 목사에 대한 의혹 제기 및 규탄 기자회견을 한 후 황규철 목사가 저녁 시간에 박석구 목사를 찾아갔고 사건이 발생했다.
박석구 목사의 사모에 따르면 박 목사는 황규철 목사에게 몸의 여러 곳을 칼로 찔렸다고 한다. 황규철 목사도 상해를 입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어떻게 된 것인지 묻자 박 목사의 사모는 “일방적으로 칼로 찌르면 저항을 하게 된다. 그러면 (상대방도) 다칠 수 있다”면서 “(박석구 목사가) 맞붙어 싸운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황규철 목사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편 김화경 목사가 기자회견에서 박석구 목사에게 받았다고 주장한 자료는 황규철 목사에 대한 금권 선거 의혹과 관련한 것이다. 이 자료에는 예장합동 교단 증경총회장들도 거론돼 있다.
이 문제 외에도 박석구 목사와 황규철 목사는 선한이웃우리교회(구 울산남교회, 남송현 목사) 문제로 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둘 사이의 갈등은 지난 5월 22일 평동노회 제151회 1차 임시노회에서 폭발했다. 당시 황규철 목사는 평동노회 노회장이었는데 임시노회를 열어 박석구 목사와 남송현 목사를 제명처리 했다.
하지만 박 목사와 남 목사는 임시노회 이틀 전 미리 교단을 탈퇴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에게 평동노회의 치리권이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후 박석구 목사와 남송현 목사는 자신을 따르는 몇 사람들과 함께 평동노회 이름으로 예장합보 교단에 들어가려 했다.
그러자 황규철 목사 측은 “박석구 목사를 따르는 사람들은 평동노회에서 제명처리 된 자들”이라며 “그런 그들이 평동노회 명으로 타 교단에 들어가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규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갈등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10월 1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새중앙교회(담임목사 강성봉)에서 평동노회 제152회 정기노회가 열렸고, 노회장 황규철 목사의 자격을 놓고 격론이 일은 결과 황 목사는 사실상 노회장직을 박탈당하는 결과를 맞았다.

그러자 얼마 후 황 목사는 기독교신문에 노회 및 교단 탈퇴 공고를 내며 예장합동 교단을 떠났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예장합동 교단 소속의 한 인사는 “당시 황규철 목사를 노회장에서 몰아내는데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인물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사건이 크게 터질 것이라는 말이 많은 상태였다”고 했다.
또 다른 인사는 “박석구 목사와 황규철 목사의 사이가 사실상 어떤 관계인지 아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이번 사건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예측하는 것처럼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바라보며 한국기독교계에서는 규탄과 자성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예장합동 교단의 한 인사는 “이번 사건은 교단이 외형적 교세 늘리기에만 치중한 나머지 내실을 기하는데 실패한 모습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교단이 목회자들의 인성과 자질 향상에 어떤 유의미한 투자를 했는지 돌아보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제2의 칼부림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한 목회자는 “이번 사건은 목회자 세계의 단면을 보여준 사건으로 보인다. 성도들에게는 믿음, 소망, 사랑과 용서를 강조하며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대라고 가르친 목사들이 정작 스스로는 분을 참지 못하고 칼부림을 벌인 것은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목사들의 신앙의 현 주소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면서 “많은 목회자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목회자도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합동 교단의 한 목회자는 “목사들이 이러니 성도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냐는 소리가 가슴 아프게 들려온다”면서“이 사건을 보며 목회자들부터 반성해야 한다. 한국기독교계를 망친 것은 성도가 아닌 목사라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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