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섬기는 교회에서 인도선교 헌신예배를 드렸다. 사회를 보신 황운선 장로님은 울먹이시며 이런 아름다운 시간을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렸고 박종휘 장로님 역시 우리에게 허락하신 선교에 대해 하나님께 영광을, 성도들에게는 은혜 위에 은혜를 더해주시라는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교사들은 진심을 다해 <사명> 찬양을 했고 안종기 목사님이 전해주신 마게도냐에 와서 복음을 증거 해 달라는 사도 바울의 환상에 대한 말씀은 특별히 더 은혜로웠다. 선교예배의 백미는 올해 아흔 살이신 허순덕 권사님의 간증이셨다. 은혜로운 허 권사님의 간증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거의 그대로 복기해본다.
“내가 일흔일곱 살 까지 목사님을 따라 전도를 다녔어요. 목사님이 전화만 하시면 하던 일 다 팽개치고 성경가방 추켜들고 교회로 갔지라. 자전거를 타고 갈 때도 있고 어느 때는 목사님이 차를 가지고 집으로 오실 때도 있으셨지라. 내 인생 중에  가장 활기차고 재미있을 때였어요.  근디 그 목사님이 떠나시고 새 목사님이 부임하셨는디 그 목사님은 오직 젊은 집사들만 앞장을 세우십디다. 교회 식당 봉사도 하려고 부엌에를 들어가믄 아이고 권사님은 방에 들어가 계세요. 다들 밀쳐내고…….
사실 늙은이가 한 음식이 그렇고 그러겠지요. 인자 늙응께 주의 일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구나. 참 처량합디다. 그렇게 재미없이 살다가 시골집을 청산하고 큰아들네로 살러 왔는데 우리 좋으신 사위 목사님께서 함께 살자고 청하셔서 아흔 살이 된 지금까지 이라고 주의 은혜로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맨날 기도하지요. 하나님 아부지 나를 언제 데려가실랑가요. 어서어서 나 좀 데려가주시오. 오늘 떠나도 좋고 내일 떠나도 좋습니다. 나를 어서 천국에 데려가주세요. 작년에 큰 딸이 중풍으로 저라고 쓰러징께 참말로 더 세상 살기가 싫습디다. 일찍 죽어부렀으믄 이런 가슴 아픈 일을 안볼텐디 오래오래 살다가 이런 고통을 당하는구나. 그래도 안거둬가시니 으째요. 위영 사모가 인도로 선교여행을 간다고 그것도 반달이나 간다고 해서 속으로는 안 좋습디다. 교회 앞 전도나 열심히 하제 먼 인도까지…….그랬는디 목사님이랑 장로님들 온 교회가 한마음이 되어서 인도선교 인도선교를 외치니 나도 자연히 기도를 하게 되었지라. 기도를 하다 봉께 나도 해야겄다 힘껏 해야겄다. 생각이 들어와요. 헌금 작정을 하고보니 그제야 안보이던 것이 보여요. 인도 땅에 교회를 짓는 일이 하나님이 얼마나 좋아하는 일이란 것이 막 느껴져요. 내 평생 교회를 두 번 지었어요. 처음 교회는 모두 다 가난해서 벽돌 직접 찍어서 몸으로 지었는디 육십년도 넘은 그 교회는 지금도 기도원이 되어 남아 있어요. 두 번 째 교회 질 때는 교인 중에서 내가 두 번 째로 헌금도 많이 했어요. 참말로 그 때 재미집디다. 교회 짓는 재미는 안지어본 사람은 몰라요. 인도선교 헌금을 작정하고 기도하는디 옛날 교회 질 때처럼 기쁜 마음이 막 솟아나요. 선교가 얼마나 귀한 일이라는 것이 점점 깨달아져요. 이일에 쓰려고 하나님께서 나를 이때까지 살게 하셨다는 생각도 들고요. 요즈음은 얼마나 살아있는 게 감사한지. 그저 감사하기만 합니다, 볼품없는 늙은이 말을 이렇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교>에서 <기도>로 찾아낸 아흔 살 권사님의 간증은 참으로 소박한  생명에 대한 찬가였다. 그리고 어느 역동적인 간증보다 더 깊게 우리 모두의 심금을 울렸다. 예배가 지극히 아름다운 주일이었다. (허순덕 권사님은 필자의 노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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