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신학대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감리교신학대학교(이하 감신대)가 총장선거 파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31일 감신대 이사회가 감신대 총장선거를 진행하려고 하였지만 19명의 이사 가운데 10명의 이사만 참석해 의결정족수 미달로 총장 선거가 연기됐다.
총장 선거가 진행되지 못한 이유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의 총장후보추천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7인의 이사가 총장선거후보 선정 과정이 공정치 못했으며, ‘총장후보자 선출을 위한 의결정족수는 재적위원 2/3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2/3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조항을 거치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이유를 들어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7인의 이사들은 총장후보선출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 및 절차상의 문제가 해결되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결국 총장선거를 위한 차기 이사회는 오는 6월 20일로 미뤄졌고, 총장선거를 위한 차기 이사회까지 풀어야 할 학교 구성원들의 이해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앞서 총장선거 하루 전인 30일 감신대 총추위는 총장 후보 3배수 원칙(3명 만 최종 후보 추천)에 따라, 총장후보에 지원한 박종천, 송성진, 왕대일, 이후정 교수 중 왕대일 교수를 탈락시키고 박종천, 송성진, 이후정 교수를 총장후보로 추천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왕대일 교수는 감신대총대학원 학생회가 사전에 실시한 총장 모의선거를 실시한 결과 전체 222명의 투표자 중 155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터라 왕대일 교수의 총장 후보 탈락은 학내에 큰 충격이었다.
이에 대해 학부의 총학생회와 여학생회, 동아리 연합회, 신학전공학생회, 기독교교육학전공 학생회, 종교철학전공 학생회는 대자보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며 총장후보추천위원회와 검증위원회를 향해 왕대일 교수가 최종 3배수에 들지 못한 이유와 검증위원회가 나머지 3명의 후보자를 공정하게 검증했는지 등에 대해 상세히 공개할 것을 요청하였다.
총대학원 학생회도 대자보를 통해서 이번 총추위의 결정의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첫째, 공정성의 문제를 제기 했다. 총추위는 의결 정족수 2/3 이상의 출석과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탈락시킨 1명에 대한 후보자격 여하를 공정한 과정을 통해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형평성의 문제를 들면서 탈락시킨 1명의 후보에 대해서만 10년 치의 연구 실적물에 대한 검증을 하였는데, 나머지 3명의 후보에게는 동일한 잣대를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총대학원 학생회는 총추위와 검증위원회가 후보자 4명을 공정하게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심을 요청하였다.
이러한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총장후보 검증위원회는 총추위에서 최종 3배수 후보를 결정한 사항에 대해서는 총추위의 권한이라 할 말이 없으며, 검증위원회에서는 총추위에 자료만 제출 했을 뿐이며, 검증위원회는 조사한 자료들을 공개할 의지도 있음을 밝혔다. 단지 검증자료 공개로 인한 또 다른 파장이나 영향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추위에서도 대자보를 통해 이번 총추위의 총장 후보자 추천은 2012년 13대 총장후보자 추천 당시와 동일한 규정으로 진행 됐으며, 모든 안건은 민주적 가결방식으로 민주적으로 진행되었음을 밝혔다. 총추위는 이를 입증할 회의록을 공개할 의향이 있으며, 총추위가 의결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음을 설명하였다. 총추위는 문제가 된 검증에 대한 의구심을 풀기 위해서 후보대상자 4인에게 공개요청서를 발송하였고, 개인의 정보를 제외한 공개 가능한 검증결과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20일 열릴 총장선거를 위한 차기 이사회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윤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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