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박병득 국장
▶장소 : 대신교회 당회장실
▶사진·정리 : 박덕환 기자

대의원들이 합의한 공기구, 그리고 거기서 합의한
결론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법도 아니고 공의도 아닙니다
 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는 중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임기를 돌아보며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교단이 1907년 설립 되었습니다. 2007년이 교단설립 100주년이었습니다. 백주년 기념행사를 치루는 동안 잡음과 어려움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백 년 동안 쌓여온 먼지들을 털어야 될 때가 되었고 새로운 역사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혼란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어려움을 통해 하나님께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시고, 선교2세기를 열어가는 시점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려고 애를 썼는데 성결가족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교단이 백년역사를 지나왔습니다. 역사적인 시각으로 우리교단의 미래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30년이 지나가는데, 참 아이러니하게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날 때 우리교단이 설립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을 향한 하나님의 또 다른 섭리가 우리교단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날 때 회개의 열매로 우리 교단이 태어난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교단은 한국교회가 기도로 얻은 귀한 선물입니다. 그러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대한민국의 복음화를 위해 어느 교단보다 성령운동을 많이 했고 대사회적 봉사보다는 복음사역으로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한국교회에 영적파워를 가진 목회자를 많이 배출했으며, 특별히 순교자를 많이 배출한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습니다. 이것은 복음을 중시하는 교단의 정체성과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순교자들을 통해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복음을 실천한 교단’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 교단은 역사적으로 한국교회의 화목과 일치 그리고 평화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런 장점은 우리교단으로 하여금 한국교회의 혼란과 분열을 어우를 수 있게 하는 힘이 됩니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요청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은 교단 내부적으로 끊임없는 회개와 자성의 목소리를 통해 자정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내적 갈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매우 안타깝습니다. 속히 정치적인 경쟁체재를 종식해 선배들이 남겨주신 자랑스러운 유산을 한국교회와 한국사회를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임기 중 교단의 세계화와 디아스포라 정책을 위해 여러 차례 해외선교지를 방문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총회에서 몇몇 대의원의 지적이 있었고, 또한 오해도 있는 것 같은데 지면을 통해 하실 말이 있으시다면?

 106년차 총회에서 총회장으로 선출되었을 때 이미 저는 향후 우리교단에 디아스포라 선교정책이 굉장히 중요하고, 해외선교정책도 디아스포라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임기 중 총회장 중점사업으로 이와 관련한 사업을 해 나가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저의 공약에 대의원들이 박수로 지지해 주셨고, 그 일을 위해 교단에서 예산까지 책정해주었습니다. 책정한 예산을 집행하며 아끼고 아껴 7천만 원을 반납했습니다. 그것을 과대한 경비를 지출했다고 말하는 것은 시비를 위한 시비이고, 총회장을 흔들고 흠집 내기 위한 정치적 공세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미국, 유럽, 아프리카, 인도, 남미, 대만, 호주를 방문했습니다. 성과가 많았습니다. 현지 목회자들이 총회장이 온 것에 대해 크게 반기고 크게 격려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해외에 계신 분들은 세미나를 들을 기회가 많지 않은데, 방문하는 곳마다 사중복음 관련 강의를 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나름대로 모두 격려가 되고 우리 교단이 세계화가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현지 있는 분들에게 우리 교단을 향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사중복음을 재충전시켰다고 자부합니다.
해외방문 시 원칙을 가지고 다녀왔습니다. 임원 한사람과 직원 한사람을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비행기도 이코노믹 좌석을 탔습니다. 일부러 여행코스를 잡지 않았습니다. 절약하며 빽빽한 일정을 소화하고 예산을 아껴 반납까지 한 사람에게 ‘외유하고 왔다’ ‘성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이고 음해입니다.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고하고 애쓴 사람을 흠집 내고, 정치적인 노선이 다르다고 막말하는 분들을 보며 큰 비애를 느꼈습니다.

 일부에서 박 총회장님을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려고 노력한 분으로 평가합니다. 우리 교단이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총회에서 모두 ‘법법’합니다. 법에는 사람에 따라 해석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법해석에는 상식과 신앙양심이 근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아니면 통상회의에서 결의된 내용을 지키는 것이 법입니다. 통상회의에서 결의된 것 까지 총회 다 끝나고 헌법유권해석하자는 등의 방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발상은 하나님의 공의에 배치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7인전권위도 당선무효도 그런 차원에서 끝까지 밀고 간 것입니다. 우리가 합의해 세운 공기구들 그리고 거기서 합의되어 내린 결론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법도 아니고 공의도 아닙니다. 통상회의 결의가 가장 중요합니다. 거기 함께 있었던 사람들 모두 동의했던 것을 돌아서서 자기들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온갖 음해, 공작, 협박, 공갈, 언론을 동원해 뒤집으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공의와는 거리가 멉니다. 하나님의 공의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말하는 법은 주관적인 법입니다. 자기들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에 유리하게 억지춘향으로 꿰맞추고 해석합니다.

 우리 교단이 어려움 중에 있다는 지적들이 많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성결교회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총회가 정쟁의 온상이 되지 말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작동시켜야 합니다. 시스템이 무시되는 곳에는 사람의 힘이 작동합니다. 거기에는 비리가 들어갑니다. 권력이 개입합니다. 시스템이 작동하는 총회본부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교단의 미래를 열어갈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한 서울신대를 집중적으로 지원, 후원해 우리 교단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자랑스러운 학교로 만들어야 합니다. 교단신학교가 경영을 잘하고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두 번째입니다. 교단 신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교수들이나 섬기는 분들이 교회현장에 가서 섬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장에서 책임의식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전국의 성결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이 있으시다면?

 총회장이 되고 처음 한 일이 교단 관련 언론사 대표들을 만난 것입니다. 한분한분 만나서 “우리 협조합시다. 언론은 제3의 힘이라고 하는데 이 힘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활용합시다.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상생의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언론들이 정말 기도하는 자세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성결교회 정체성을 공유하며 교단을 세워나가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우리 교단 관련 언론은 비판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기를 바랍니다.
성결가족 모두는 주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들을 존중해 주셔야합니다. 지도자들의 권위는 인간의 권위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것이니 세우신 분들을 존중히 여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또한 성결교인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선배들의 순교영성과 역사의식으로 자기를 희생하는 밀알 같은 삶을 살아가는 교단이 되었으면 합니다.
임기를 마치고 저에 대해 ‘역사의식을 심어준 총회장’ ‘하나님의 공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총회장’ ‘성결교회 세계화의 초석을 다진 총회장’이라고 과한 평을 해준 분이 계십니다. 평가는 여러분에게 맡기지만 그런 총회장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의식을 가지고 지금까지 왔고 불신임을 논하는 등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고 왔다고 자평합니다. 생각대로 다 되지는 않았지만 시동을 걸었다는 것 교단에 화두를 던졌다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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