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있어서는 안 될 사람, 있으나 마나 한 사람, 꼭 있어야 할 사람 등이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사람들을 만난다. 끈끈한 정, 의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싫은 사람일지라도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라면 만남을 지속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목회자들도 세상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가장 낮은 자로 살아야 한다며 강단에서 말씀을 전하는 목사들이 눈에 보이는 자신의 유익만을 저울질하며 이해타산만을 따지며 산다면 그 모습은 아름다운 목회자의 삶은 분명 아닐 것이다.
성경에 ‘데마’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자신에게 상당한 유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었던 바울을 만나서 열심히 따라 다녔다. 그러나 늘 바울은 어려움을 겪으며 먹는 것조차 변변치 못하자 자신에게 유익함이 없다는 판단아래 바울을 버리고 떠나 버렸다. 이런 이해타산에 얽힌 인간관계는 좋은 만남이 될 수 없을뿐더러 고매한 인격이나 좋은 믿음의 태도도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성직자의 모습이 혹 이렇다면 과연 속세의 범인(凡人))들과 다를 게 무엇이겠는가. 어찌 자신의 유익만을 따져 사람들을 만나고 교제를 한단 말인가? 분명 목회자의 삶의 태도는 아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종으로, 사명자로의 길을 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각인되고, 만나고픈 사람으로 사는 목회자들의 삶이길 간절히 바란다. 또한 만나면 편하고, 만날 때마다 반가운 얼굴이 되어야 한다. 디모데처럼 눈물이 많은 목회자였으면 좋겠다.
세상 사람들은 마치 동전과 같이 양면성을 갖고 산다. 만나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다. 성경에도 구리세공업자인 ‘알렉산더’를 들 수 있는데 ‘알렉산더’는 ‘바울’에게 많은 손해도 입혔지만 바울을 험담하고 다니며 심지어는 그의 설교까지도 트집을 잡으며 바울을 무척 힘들게 한 아주 불편한 사람이다. 반면에 의사인 ‘누가’의 경우 바울의 주치의로 바울을 섬기고 돌보면서 바울을 항상 편하게 해주며 만나면 좋은 사람, 편한 사람이었다.
태초에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어울려 사는 존재,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창조하셨다. 함께 웃고 또 함께 울도록 만드셨다. 그래서 한문으로 사람 인(人) 자를 두 사람이 서로 기대여 있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서로 기대고 의지 할 때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것이다.
우리 성결 목회자들이 모두 친정 엄마마음처럼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푸근함을 주는 편하고 좋은 사람, 어린아이가 찾는 그런 엄마의 존재로 만나면 참 좋겠다.
이런 만남이야말로 바로 행복의 만남, 축복의 아름다운 만남인 것이다. 성직자인 우리 성결목회자들은 늘 그립고 보고픈 따스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한다. 성경에도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화평 하라”고 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축복은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만남’이다.
‘만남’이라는 노래가사처럼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바람이었고 축복인 것이다. 세 부류의 사람들을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종교적 차원에서 볼 때도 목사들도 세 부류가 있다고 한다. 하나님을 만날 수 없는 목사,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목사, 마지막으로 하나님을 찾으면서도 못 만나는 목사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통해 영적으로, 인간적으로 성숙한 목회자들을 만나고 싶다. 말로만, 입으로만 형제, 자매를 찾고 부르지 말고 말을 아끼고, 칭찬하고, 사람들의 허물을 덮어주며 아픔까지도 함께 나누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하나님을 앞서 섬기는 모습을 성도들에게 보여주며 목회자들 간에도 아주 좋은 목사, 편안한 목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관계가 바로 믿음의 만남이라고 확신한다.
있어서 좋을 것은 칭찬과 사랑의 따뜻한 말 한마디, 버려도 좋은 것은 미움과 질투, 시기와 모함이다. 사회에서나 교회에서 유익하고 소중한 사람, 꼭 있어야 할 사람으로 기억되는 우리 성결인들이 되자.
우리 모두 ‘산 위에 오를 때 보지 못한 꽃 내려오면서 보았네’라는 시 귀처럼 자신을 되돌아보며 진정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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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환 목사의 목회에세이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