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들에게 돈은 ‘생명줄’(4)
가장 더운 계절인 7월, 여러분과 함께 나누는 ‘통일이야기’가 우리의 머리 속은 시원하게, 이웃을 향한 우리네 마음은 따스하게 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호에 나눴던 것처럼 오늘날의 북한시장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 왔고 이제 돈이 생명줄인 것에 대해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수준에 있습니다. 때문에 어떤 방법이 되었든 돈만 많이 벌 수 있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었죠. 이윤을 많이 남기고 돈이 될 수 있는 아이템과 서로간의 경쟁을 통해 이루어지는 북한시장의 발전은 눈부시게 질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결국 남한의 의류와 전자제품이 북한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닙니다. 북한을 휩쓸고 있는 한국문화와 함께 가는 흐름이라 이제 막을 수 없으며 북한에서의 시장경제와 그로 인한 자본주의 경제논리가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모두 ‘물질우선주의’로 바꾸어놓은 것입니다.
  과연 돈이 ‘생명줄’일까요?
지금까지 통일이후 준비를 위해서 북한체제 이해와 사람에 대한 이해라는 큰 두 가지 측면에서 특별히 정치적 구조를 통해 형성된 북한의 신분구조의 시스템과 90년대 중반이후 생성된 북한의 시장경제의 변천사를 통해서 발전한 경제구조를 본 것은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오늘을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의식구조와 생존방식, 삶의 방식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또한 현재의 북한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우리가 계속해서 다루고 있는 화두인 ‘임박한 통일’을 맞이하기 위한 일련의 기초훈련이었다고 해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돈이 ‘생명줄’일까요?”라는 질문이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만 해당되는 질문일까요, 아니면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질문일까요? 오늘날 일류국가로,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손가락에 꼽히는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한 국민으로서 우리는 이 질문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본질적인 차원에서의 질문으로 접근해볼까요? 하나님께서 이 땅의 교회를 축복하셨고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개인이 아닌, 오직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에 목숨을 걸고 예배드리고 전심을 다해 하나님 앞에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충분히 부어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부를 나라와 민족이 아닌 ‘개인을 위해’ 쌓기 시작한 것을 우리가 양심적으로 정당화시킬 수 있을까요? 그래서 지금도 우리는 그 부를 더 쌓고 또 쌓기 위해 살아야 하는 걸까요?
어느 시점에서부턴가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북한도, 남한도. 북한주민들은 생존의 현장에서, 복음을 들을 수 없는 그곳에서 ‘돈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린다’는 그들이 믿는 불변의 진리를 배웠다면 남한은 복음을 들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돈의 울타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구조와 시스템에서 살아가고 있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길은 없는 걸까요? 생존을 위한 돈벌이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자본주의 경쟁’가운데 들어간 북한주민들, 그리고 이제 답이 무엇인지 명백히 알고 있는 우리 남한의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어떤 통일’을 이야기해야 하며, 할 수 있을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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