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큰 문제가 있을 때 가만히 앉아서 감당하지 못할 일로 좌절하는 것은 쉬운 일이고, 우울한 인생에 대해 불평이나 늘어놓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이나 환경을 탓하고 하나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풀려고 할 이유가 없다. 대체로 삶의 주도권을 갖지 못하는 사람이 선택하는 것은 한가지 밖에 없다. 언젠가는 저절로 잘 될 거라는 감상적 사고에 빠지는 것이다. 이것은 책임의 중압감을 벗어나려는 비겁한 태도이고 열심히 일하지 않고도 보상이 온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다. 그것은 요행을 바라는 사람이고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미숙한 어린아이와 비슷한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잘 살아야 한다. 여기 잘산다는 말은 선택과 책임이 동반되는 정신이다. 인생을 잘사는 사람은 삶의 주도권을 가진 사람이다.
현대사회의 불감증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죄의식이다. 불의한 일에 가담하고 거짓과 악을 행하면서도 그것을 즐길 뿐만 아니라 정당화하여 모면하려고만 한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렇게 흘러간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그러한 것들을 배격한다.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바나바라는 성도가 있다. 성경은 그를 착한 사람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얼마나 신선한지 모르겠다. 딱 한마디로 한 사람의 됨됨이를 규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말이다. 그는 선한 도리를 따르는 사람이다. 선한 도리란 착한 가르침을 말한다. 착한 가르침이 무엇인가?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것을 내어주면서 섬기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은 자신을 일컬어 선한 목자라고 했다. 착한 목자(good shepherd)라는 말이다. 착한 목자, 곧 선한 목자는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자” 라고 하셨다. 그리스도인이 잘 사는 법은 세상 사람들의 기준과는 다르다. 세상은 아쉬울 것 없이 사는 사람을 잘 사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돈이면 돈, 권력이면 권력, 명예면 명예, 쾌락이면 쾌락’ 등,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잘사는 것으로 여긴다. 하나님 없는 세상은 그렇게 한다. 하지만 남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 중 좋은 것을 내어주는 것은 세상적인 기준이 아니다. 희생과 나눔, 그리고 내어줄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선한 도리이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가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사랑이다.
사람들 중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이가 많다. 주로 운명론자들이나 인생을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저절로 잘 될 거라는 감상적 사고에 빠져 있다. 평생을 주도권을 갖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말은 안 해도 이런 신념이 깊이 박혀 있다. “어쩌다 보면 언젠가 어쩌다 내 인생도 좋아질 것이다. 어쩌다 보면 언젠가 형편이 나아질 것이다. 언젠가 어쩌다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어쩌다 보면 저절로 그렇게 될 것이다.” 여러분, 정말 그렇게 믿는가? 인생이 그렇게 되는 것을 보았는가? 내가 본 것은 정반대이다. 삶이란 원래 위가 아닌 아래로 경사진 것이다. 물결가는 대로 가만히 앉아 있으면 하류로 흘러가게 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결 따라 하류로 내려간다. 그게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여러분이 정상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기를 원한다면 힘들어도 다시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어쩌다 보면 언젠가’ 라는 사고방식에 젖은 사람은 결코 정상에 이르지 못한다.
잠언은 이런 사고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을 게으른 자라고 부른다. 어떤 사람은 세상의 조그마한 물결만 일어나도 모든 것을 멈추고 가만히 있다. 인생의 파도가 있기 마련인데 그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주도권을 가지고 헤쳐 나가지 못한다. 게으른 자는 굼벵이와 같다. 잠언의 지혜자의 말을 들어보라. 잠6:9-11/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누워 자겠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누워 있자하면 네 빈궁이 도적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같이 이르리라.
잠언은 누구에게나 게으른 자가 될 위험이 있다고 전제한 뒤 무익하고 열매 없는 게으른 자의 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끈질김’이란 책을 쓴 존 비비어는 ‘끈질김’이란 책을 쓰기 이전에 뭐든지 쉽게 그만두는 이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데이트도 쉽게 포기, 운동도 쉽게 포기, 독서도 쉽게 포기, 글을 쓰는 것도 쉽게 시들해지며 포기했다. 그런데 종이 한 장을 채우기도 어려웠던 그는 지난 30년간 15권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그는 고백했다. 내가 이렇게 끈질김의 사람이 된 것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성령님의 은혜로 내 안에 미덕이 자라도록 변화시켰다고 했다. 이것이 지혜다. 그리고 그는 말씀을 의지하여 하나님께 도움을 구했다고 했다.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희환 목사의 목회에세이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