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자락이다. 장마의 끝과 함께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면 교회는 각종 여름행사 준비로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교회 각 부서는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를 개최하고 규모가 조금 큰 교회는 해외 단기선교나 전교인 수련회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무더운 가운데 준비하고 진행하는 여름행사들은 교회가 보람을 느끼고 영적인 재충전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힘만 들고 재정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사이 개 교회에서 분명한 목표 없이 관습적으로 수년째 반복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름행사가 열매 없는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많은 경비를 지출하고 또 많은 인력이 동원되는 행사를 한 후에도 얻은 열매가 없거나 지극히 빈약하다. 여름행사를 준비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분명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올해 여름행사를 이웃을 돌아보고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곳에 목표를 두는 것은 어떨까?
실제로 최근 수년 동안 많은 교회에서는 여름행사를 국내 미자립교회 지원과 지역사회 섬김의 기회로 삼아 단기선교의 방법으로 함께 해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농촌교회 수는 약 15,000여 개이며 그 중 80% 이상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자립교회로 알려져 있다. 농어촌의 미자립교회는 교인 수 감소로 인한 재정 악화는 물론, 농어촌 특성에 맞는 목회 프로그램 부족, 폐 교회수 증가, 목회자 자녀 교육문제 등이 안정적인 목회를 어렵게 하는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촌교회를 회복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교회별 국내단기선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을 위한 의료와 목욕과 같은 봉사활동을 비롯해 어린이 여름성경학교 등 농촌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통해 복지와 교육문제 해결은 물론 효과적인 선교의 장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또한 여름행사는 대부분 청년과 장년을 중심으로 떠나기 때문에 가장 바쁜 시기인 농번기에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한 여름행사를 영성을 재충전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을 듯하다. 특히 학업에 대한 과중한 부담과 스트레스 등으로 영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수련회나 성경학교 등의 참여는 짧은 기간이지만 오직 말씀과 은혜에 집중할 수 있어 지쳐있는 영성을 재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회 담당 부서에서는 이러한 곳에 분명한 목표를 두고 준비하면 의미 있는 여름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천편일률적인 여름행사 프로그램을 벗어나 독특하고 사회단체의 캠프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도입해 참여율이 점점 저조해 지는 여름행사의 참가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성도들 특히 아이들은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닌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을 지녔으면서도, 실제 삶과 신앙에 도움과 해답을 주는 행사들에  열광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의식과 감성을 매료시키는 구체적 ‘테마’들이 제시되어야 한다. 테마가 있는 캠프 중심의 여름행사는 제시된 주제에 대한 참가자들의 교육 집중도를 높이는 동시에 공동체성 강화, 전인교육, 교회 소속감 증대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들을 거둘 수 있다.
교회는 해마다 반복하는 판에 박힌 패턴을 넘어 분명한 목표아래 여름행사를 수행함으로써 외적으로 하나님 자녀의 모양새를 이루고, 내적으로 하나님 자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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