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신앙도 이와 비슷할지 모른다. 한 번의 잘못, 한 번의 불친절이 교회를 떠나게 할 수 있다. 단 한 번의 잘못된 언어에 의해 인간관계가 깨어진 유리창처럼 될 수 있고 그 결과 깨어진 유리창처럼 회복되기 어렵다고 했다.
사도행전 2장에는 오순절에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면서 성령이 임할 때에 주목해야 할 것은 사람들의 언어가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오순절 성령 충만으로 일어난 지상 최초의 교회에 일어난 변화가 무엇인가? 신령한 어떤 체험이나 신비한 현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언어의 변화였다. 사람들의 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린 여자 종 앞에서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던 베드로가 성령 충만을 입은 후에 그의 입을 통해 설교를 들은 사람들이 삼천 명이나 회개하고 돌아왔다.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가? 조셉 스토웰(무디신학교 총장)목사는 인간의 언어를 보면 아직 성령의 지배를 받지 못하고 굴복되지 않은 사람의 언어는 그 입안에 자아(ego 자기를 의식한 자아, 지나친 자부심, 자만)가 있다고 했다. 그 사람의 깨어지지 않은 자아가 있고 자기중심적인 자아가 있다고 했다. 자아는 중요하다. 인간의 자아는 자기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거듭난 이후 사람의 마음에는 두 가지 자아가 서로 충돌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줄 당기기를 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구원 이후에도 과거의 자아, 옛 사람의 자아가 지배하고 있으면 자기중심적인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러한 옛 자아가 있으면 자기를 자랑하고, 아첨하고, 과장이라는 언어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지금 내가 나누는 대화를 보면 현재의 나의 자아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볼 수 있다. 예수님의 피로 용서받고 그 사랑에 굴복당하고 성령 충만하여 산다면 우리는 자기를 자랑하려는 과거의 자아가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하고 하나님을 기뻐하는 일을 하고 그리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언어의 사람이 될 것이다.
골로새서에 ‘너희 말을 소금 치듯 고르게 하라’고 했다. 에베소서에는 더러운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며 선하게 하며 듣는 사람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한 말이 나를 기쁘게 하는 말인가? 아니면 타인을 기쁘게 하는지 보아야 한다. 우리가 아직도 옛것, 과거의 자아를 깨뜨리지 못했다면 구약의 선지자들이 책망한 것처럼 우리의 얼굴은 부싯돌처럼 굳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큰 배라도 사공이 키를 잡고 사공의 뜻대로 조종해 가듯이 우리가 아직도 과거의 타락한 세속적인 육신적이고 십자가에 못 박지 못한 자아중심인 사람이라면 우리의 옛 자아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언어를 조종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옛 사람이 자아 속에 숨어서 나의 언어를 조종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자랑이다. 성경의 증언은 내가 나를 자랑하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다고 한다. 우리는 그 사람이 자기를 자랑하고 있는지, 겸손한 사람인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사람인지, 자기만 드러내는 사람인지를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허영이란 자기 자랑을 말한다.
떠돌이 약장수의 혀이다. ‘이제도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하니 그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 이 자랑이라는 말에서 떠돌이 약장수라는 말이 들어있다. 어떤 이는 자기 능력이상으로 자신을 부풀려 과대포장을 하고 심지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넘어 할 수 있다고 함부로 약속을 한다.
영광을 횡령하는 죄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것에 두려움조차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또한 옛 사람 안에 감추어진 자아가 무엇인가? 아첨(阿諂)하는 혀이다. 아첨과 칭찬은 비슷해서 분별하기가 어렵다. 아첨이 무엇인가? 그리고 칭찬은 무엇인가? 어느 심리학자가 나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아첨이고,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칭찬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아첨은 남을 속이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다. ‘여호와여 도우소서 경건한 자가 끊어지며 충실한 자들이 인생 중에 없어지나이다. 그들이 이웃에게 각기 거짓을 말함이여 아첨하는 입술과 두 마음으로 말하는 도다. 여호와께서 아첨하는 입술과 자랑하는 혀를 끊으시리니 그들이 말하기를 우리의 혀가 이기리라. 우리 입술은 우리 것이니 우리를 주관할 자가 누구리요 함이로다’
아울러 옛 사람 안에 감추어진 자아가 무엇일까? 과장(誇張)이다.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부풀려서 말을 한다. 이야기를 즐겁게 하기 위해 조금씩 조금씩 거짓말과 과장으로 인하여 커진다. 그러므로 부풀리는 것을 좋아하지 말라.
최근 목사의 아들 임을 자처하는 김용민 씨(9일 현재 민주통합당 노원갑 국회의원 후보)가 여성과 노인 그리고 기독교를 폄하하는 과장된 언어로 사회를 시끄럽게 했다. 사회에 저질문화를 확산시키는 사람이 국회에 가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말로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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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환 목사의 목회에세이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