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아왔던 많은 외국 신자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서 한국교회에 대해 우려 섞인 평가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한국교회가 ‘열심’은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서 그 ‘열심’으로 엄청난 교회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 무언가 심각하게 결여된 것이 있다고 말한다. ‘자기열심’을 신앙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자기 ‘열심’에 북받쳐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있다. 이런 사람들 대부분이 일을 해놓고 실망하는 것을 본다. 그 이유는 사람도 하나님도 안 알아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자기열심’이다.
‘종교적 열심’ 역시 올바른 신앙이 아니다. 바울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열심’은 대단하였으나 그 열심이 ‘하나님의 의’를 좇는 것이 아니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롬10:2-3). 그런 ‘종교적 열심’을 가졌던 장본인이 바로 바울 자신이었다. 그가 다메섹 회심 전에 얼마나 ‘열심’이었는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것이 부족하여 스데반의 죽임에 가담하고,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기 위해 다메섹으로 가다가 극적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회심(回心)하지 않았는가?
바울은 유대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예수님께서도 이러한 ‘열심’을 가진 유대인들을 향하여 ‘독사의 자식들’ ‘외식하는 자들’ ‘회칠한 무덤과 같은 자들’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낙타는 삼키는 자’이라고 책망했다.
‘열심’이 좋은 것이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이 아님을 명심해야한다. “자기열심인지? 종교적 열심인지?” 아니면 “순수한 신앙의 열심인지?” 분별(分別)해야 한다. ‘지나친 열심’은 오히려 신앙을 그르치기 쉽다.
신앙생활은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는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다. 더나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 기뻐하시는 것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다. 신앙생활이 저절로 되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다. 신앙은 ‘자동(automatic)’이 아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모든 여건을 주셔서 ‘분별(分別)’하고 ‘결정(決定)’하게 하신다. 사실 ‘분별’하고 ‘결정’하는 일까지도 인도를 받아야 한다. 내 맘대로, 내 뜻대로 하지 않고,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방향(方向)’으로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유념(留念)해야 한다. 먼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일인지 아닌지를 말씀에 비추어 보아야 한다.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지 않고 자기의 생각대로 섬기려하다가 하나님께 버림을 받았다. (삼상15:23). 믿음이란 막연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인 신구약 성경을 근거(grounds basis) 로 믿는 것이다.
다음은 기도로 인도를 받아야 한다. 하나님이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지만, 기도를 통해서 인도를 받아야 한다. 기도는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청원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비전’과 ‘목적’을 보게 하는 수단이다. 기도는 ‘능동적인 차원’과 ‘수동적인 차원’이 있다. ‘능동적인 차원의 기도’는 ‘내가’ 기도를 하는 것이고, ‘수동적인 차원의 기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것이다.
기도는 내가 시작을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끄실 때 올바른 기도가 된다. 인간은 무지하며, 순수하거나 선함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야한다.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는 사람들은 내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뿐만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지 내가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다는 중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나님 중심의 사람들은 덮어놓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역사해 주시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마음으로 일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직접 이끄시고 주장하시는 구체적 역사를 보기를 원한다. 이러한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거룩한 마음’으로 충만해있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가는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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