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경기를 하면 이겨야 한다. 이기는 것이 목적이다. 금메달을 목표로 경기에 임한다. 그러기에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은 선수로서는 최고의 영예를 얻는 것이다. 그 순간을 위하여 모진 고난의 훈련을 해 왔던 것이다. 그래서 금메달을 따면 메달을 위로 쳐들어 올려 보이기도 하고 입으로 금메달을 깨물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스포츠 세계와 다르게 1등만을 위하여 달리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모습이라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삭막하기 그지없다. 1등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늘날 부모들이 자기 자녀가 학교에서 1등 하고 사회생활 모든 면에서 1등 하기를 주문한다. 1등을 목표로 달리는 것은 좋지만 1등하는 것이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우리말에 ‘지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야’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지는 것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다. 평화를 이루기 위하여 이기는 것을 양보하고 져 주는 정신이 더 위대하다는 말이다.  스케이트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를 밀쳐내고 1등을 한 미국 선수는 추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세계인들에게 욕을 먹었다.
금메달을 따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태클을 걸어 넘어트리는 장면이 축구장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추한 모습들이다. 운동도 정정당당하게 하여 금메달을 획득해야 그 금메달이 빛이 나는 것이다. 간혹 운동장에서 이기기 위하여 격한 감정에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몸싸움을 하며 국회의사당 문을 도끼로 내려치는 식의 싸움이 경기장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보는 이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들이다.
이런 말이 있다. “경기에서는 이기고 매너에서는 졌다” 반대로 “경기에서는 졌지만 매너에서는 이겼다”는 말을 한다. 1등하여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도 관중들에게 더 감동을 주는 모습이 있다. 다른 선수를 배려하는 이웃사랑을 발휘할 때다. 축구 경기장에서 상대편 선수가 넘어졌을 때 가서 손을 잡아 일으켜주는 선수의 모습, 그럴 때 관중들은 박수를 보낸다. 그런 감동을 주는 경기 모습에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밝아지고 평화가 이룩되는 것이다.
1958년 마드리드에서 세계 마라톤 대회가 있었다. 세계에서 마라톤을 제일 잘 한다는 유명한 선수들이 100여명 참가하였다. 경기 중에 일등으로 달리던 선수가 불과 1km를 남겨놓고 다리에 쥐가 났다. 2위 주자가 멀리 떨어져 있다가 점점 다가 왔다. 이제는 도저히 1등은 할 수 없고, 2등으로 달리던 선수가 1등 하게 되는 상황이다. 마지막 운동장 한 바퀴를 남겨 놓았다. 운동장에 가득한 관중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쳤다. 쥐가 난 일등으로 달리던 선수에게 빨리 뛰라는 박수였다. 2등에게도 빨리 일등 하라는 격려 박수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때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2등으로 달려오던 선수가 일등으로 달리던 선수를 부축하며 같이 뛰는 것이었다. 그리고 결승 지점에 왔을 때 1등으로 뛰던 선수를 반발 앞 서 골인지점을 통과 하도록 해 주고 자기는 그 뒤로 2등으로 골인지점을 통과했다. 자기가 일등할 수 있는 데도 1등을 양보하고 2등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1등으로 달리던 선수가 발에 쥐가 나서 그렇지 사실은 실력이 일등감이 되는 것을 인정하여 그렇게 배려한 것이었다.
시상식에서 월계관은 일등에게 씌워 주었다. 그러자 1등 한 선수는 그 월계관을 벗어서 2등 한 선수에게 씌워 주는 것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이루어졌다.
평화를 창조하는 사람이 누군가. 예수 사랑을 실천하여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사람들이다. 1등하는 것 보다 사랑을 실천하여 감동을 주는 것이 더 아름답고 귀한 모습이 아닌가.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생존경쟁이 심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보이면 좋겠다. 감동을 주는 사랑을 지닌 운동선수가 되자. 그가 바로 사랑의 승리자이다.
 “우리 강한 자가 마땅히 연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고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할 것이라. 우리 각 사람이 이웃을 기쁘게 하되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도록 할지니라”(롬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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