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사랑교회 담임 김창수 목사는 한쪽 팔다리가 불편한 지체장애인이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교회를 개척해 가파르게 성장하는 교회로 키워가던 김 목사는 1997년 3월 주일예배를 인도하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전혀 예기치 않게 장애인이 되었다. 이후 치료를 받아가며 불편한 몸으로 1998년 11월까지 목회를 계속하던 김 목사는 교회분위기가 이전과 다르게 침체되어 가는 것에 마음아파 건강한 목회자에게 교회를 물려주고 남양주로 이사 오게 되었다.
집도 없고 생활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도망치듯 찾아온 남양주시에서의 삶은 절망적이었다. 수입이 전혀 없던 김 목사 가족은 지인으로부터 어렵게 쪽방을 소개 받아 작은 방에서 4인 가족이 같이 생활을 했으며 사모가 떡집에 취업하여 새벽까지 일한 돈으로 어렵게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김창수 목사는 성경과 기도에 더 깊이 몰두하며 새로운 인생을 꿈꾸었다. 의도하지 않은 장애와 그로인한 경제적 고통, 꿈을 잃은 절망 등을 경험하게 된 김 목사는 장애를 경험한 목회자로서 장애인들과 함께 어우러져 그들과 함께 생활하는 장애인선교를 결심하게 된다.
김 목사는 “장애를 입은 초기에는 완전히 회복되기를 기도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기도의 주제가 바뀌었다. 완전한 회복이 되지 않더라도 장애를 주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면서 “장애를 입기 전에도 바자회 등을 통해 장애인을 돕기도 했다. 하지만 내 스스로 장애로 큰 고통을 당하는 산 체험을 한 후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 같은 장애인 목사가 그들과 함께 하면 더 깊이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 목사는 1999년 9월 남양주시 금곡동 시유지에 컨테이너 박스 하나로 장애인사랑교회를 개척하였고 2002년 하나님의 이끄심과 뜻있는 장로와 권사님의 도움으로 현재 위치하고 있는 남양주시 화도읍 모란공원 산기슭에 터를 마련해 이전해 올 수 있었다.  
장애인사랑교회 내에는 장애인 생활시설 ‘행복한 집’이 있다. 이곳에서는 생활장애인들 25명과 주간보호장애인들 20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지적·발달 장애인들이다. 지적·발달 장애인은 장애인 중에 보살핌이 가장 어려운 장애인으로 알려져 있다. 장애인사랑교회에 이렇게 보살핌이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이 많이 있는 것에는 김 목사의 특별한 배려가 있다. 김 목사와 함께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이명자 사모는 “목사님께서 지역 장애인부모회 대표이시다. 그래서 지적·발달 장애인 부모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부류의 장애아들 부모는 24시간 개인적인 시간을 전혀 보낼 수가 없이 매여 있어야 하는 고통이 있다. 그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는 목사님이 그들 부모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려는 의도하고 이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맡아 살피는 사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사랑교회에 출석하는 성도의 비장애인과 장애인 비율은 대략 3:1 정도이다. 비장애 성도들은 장애인가족이거나 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장애인사랑교회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섬기기 위해 자발적으로 찾아온 분들이라고 한다. 김 목사는 “전적으로 섬김을 위해 찾아오시는 성도들이 많다. 그분들과 실무진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우리 교회가 지금까지 오기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성도들과 간사 선생님들께 너무나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장애인사랑교회는 현재 40여명의 성도들이 모여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하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100명이 넘는 성도들의 찬송가 소리로 주변 산 계곡을 쩌렁쩌렁 울렸다. 이렇게 성도수가 준 이유는 2009년 김 목사가 교회설립 10주년을 맞이해 개척자금 5천만 원, 예배공간, 비장애인 성도 50명을 떼어 분립개척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어느날 시각장애인 가족이 찾아오셨다. 중도 실명한 목회자 가족이었다. 재능이 너무 많고 젊으신 분인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 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그분이 목회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고 싶었다. 지금은 성도들이 장애인 목회자를 도와 잘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사랑교회는 남양주시에서 가장 큰 장애인행사를 주관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봄이면 남양주시 장애인들 대부분이 모여 함께 축제를 여는 ‘남양주장애인대회’를 올해로 11번이나 진행했으며 가을에는 ‘장애인 청소년 한마당’을 진행한다. 이 밖에도 김 목사는 장애인들의 영·혼·육의 성장을 위해 다양하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들을 운용하는 것으로 이 지역에서는 정평이 나 있다.
김 목사는 “내가 시련을 당해 쪽방에서 성경과 기도에 전념할 때 주님께서 주신 사명이 있다. 그것이 바로 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전인적 섬김이다. 그들의 건강한 영·혼·육을 보살피는 것이 주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이다”고 말했다.
김 목사에게는 소망이 있다. 장애인사랑교회와 ‘행복한 집’이 중증장애인이 출석하는 교회의 모범이 되는 것이다. 교회 시설뿐만 아니라 장애·비장애 성도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그들 사이에 장애·비장애의 구분이 사라지는 이상적인 장애인 사역교회. 그것이 김 목사가 꿈꾸는 교회이다.
불현듯 찾아온 불행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고통을 통해 이웃의 고통과 함께 하려는 한 목회자가 품은 소망의 홀씨가 남양주시 작은 산기슭을 넘어 이땅의 구석구석에 사랑과 희망의 꽃으로 피어나기를 기도한다.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