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기념의 열기가 인문학으로 계속 이어져

제2기 인문학 강좌

100주년을 넘긴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 이하 서울신대)에 르네상스 시대 꽃이 활짝 피고 있다.
이는 유석성 총장이 취임 때부터 야심적으로 내놓은 '영성과 지성, 덕성의 조화, 신앙과 인문학의 만남의 장'이라는 주제로 서울신대 개교 100주년 기념 제2기 인문학 강좌를 열었기 때문이다.
강좌에 앞서 유석성 총장은 “교육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개교 100년을 맞아 새로운 인재를 양성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야 한다”면서 “학문의 기초를 세우고 창조력과 상상력을 위해서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대는 지난 3월 11일, 서울신대 성결인의 집에서 이어령 박사(전 문화부 장관, 중앙일보 고문)를 초청해 강의를 들었다. 이어령 박사는 과거엔 인본주의 전도사로서 신을 부정하고 종교를 비판해 왔으나 이날 기독교 가치관을 토대로 인문학과 창조적 상상력에 대해 강연함으로 많은 호응을 얻어 냈다.

지성의 세계에서 영성의 세계로 돌아선 그의 강연을 듣기 위해 이날 서울신대 대강당은 초만원을 이뤘다. 학생과 교직원들 뿐만 아니라 각지에서 목회자와 성도, 일반 시민들이 몰려와 중층까지 모두 들어찼다. 게다가 일부 학생과 시민들은 통로나 바닥에 앉거나 서서 강의를 듣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날 이 박사는 최근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애플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 박사는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을 연구하거나 상품을 만든 게 아니라, 사람을 연구하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탐구하는 인문적 열정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학도 졸업하지 못한 그의 성공 비결을 인문학적 열정에서 찾았다. 인문학은 논리적인 설명도, 측정도 불가능해 보이지만, 새로움을 끝없이 탐구하는 힘으로 새로운 창조를 낳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스티브 잡스의 연설 'Stay Hungry, Stay foolish’(인생을 배고프게 살고 항상 어리석게 살아라)를 소개한 이 박사는 학생들에게 ‘프로’가 되기 보다는 ‘아마추어’가 되라고 말했다. 쟁이는 프로인데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지만 ‘사랑한다’는 뜻을 가진 아마추어는 수단이 전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예수쟁이’는 되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날 이 박사는 강연의 많은 부분에서 기독교 신앙과 생명사상을 토대로 인문학을 설명했다. 그는 “사랑과 믿음과 같이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건 반드시 하늘의 말과 가장 가까운 인문학적 방식을 쓴다”면서 “웃고 사랑하고 악수하는 것이 인문학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도마가 부활한 예수님을 만져보고 믿었던 것처럼 인문학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만져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또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빵(살)과 포도주(피)를 나눈 것을 예로 들면서 “사랑한다는 건 궁극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라며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막을 찢고 싶어서, 시를 쓰고 소설을 쓰고 그렇게 인문학이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의 모든 가치는 생명의 가치를 귀결된다고 결론을 맺은 이 박사는 “이제 수단이 아닌 삶의 목적을 위해 살고, 그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창조의 날개, 바로 인문학적인 상상력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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