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역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복음 전하는 사역 전념
사고로 잠시 중단, 십자가 붙들고 구제 감당하는 소망 품어

작년 7월 대한민국의 남단에 위치한 창원·마산·진해시는 행정통합 절차를 거쳐 인구 108만 명의 대형 자치단체로 다시 태어났다. ‘창마진’으로 불리던 통합시의 정식 이름은 창원시로 확정되었다. 1984년 조영일 목사에 의해 설립된 창원벧엘교회는 창원시 공단을 중심으로 이전을 거듭하다 1990년 현재 위치하고 있는 팔용동에 성전을 건축하고 새로운 교회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최근 만 18세의 나이로 전국 최연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합격한 이미나 양으로 창원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창원벧엘교회는 ‘노숙자 무료 급식’으로 이미 창원지역에서는 소문이 자자한 교회였다. 10년 전 부임해 창원벧엘교회를 섬기고 있는 이지원 목사는 어려움에 처해 4명의 교인들만이 남은 창원교회를 맡을 수 있느냐는 제안을 큰 고민 없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 목사는 “큰 교회에 부임할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큰 교회로 가면 내가 꿈꾸던 ‘빈민사역’을 소신껏 펼치기엔 한계가 있다는 판단으로 창원벧엘교회에 오게 되었다. 물론 고민도 없지 않았지만 기도하던 중 주님께서 확신을 주시어 인간적 고민은 바로 던져 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숙자 무료급식소’ 사역 시작
부임 후 이 목사는 사모를 포함한 성도와 함께 창원시에 있는 노숙자들과 가난한 사람들로 다가갔다. 이후 5년간 이 목사는 교회 부근의 어려운 사람들과 부딪치며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 5년의 시간동안 100여명의 어려운 이웃들과 매일 한솥밥을 먹었으며 그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었다. 이 목사는 “이름이 무료급식소였지만 식사만 제공하지 않았다.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취직도 시켜주고 결혼도 시켜줬다. 월세 보증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월세 보증금도 내 주었다.”면서 “빈민사역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게 나에게 맡겨진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에게는 물질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상처를 보듬어 주고 다시 재활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사역에 임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상처받은 영혼을 살리기 위해 주님의 말씀을 전했다. 신앙적 결단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5년간 ‘빈민사역’의 물질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백방으로 스폰서들을 찾아다니며 설명하고 설득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 목사는 “감사하게도 주님께서 나의 기도를 받아주시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물질과 기도로 함께 해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행이도 이 목사와 창원벧엘교회 성도들의 헌신으로 함께 했던 노숙자와 가난한 사람들은 물기를 빨아드리는 스펀지처럼 주님을 받아 드리고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이 목사는 “5년이라는 시간동안 교회도 확장되었다. 부흥이라고 까지 말하긴 어렵겠지만 날로 발전하고 더욱 큰 비전을 세울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주셨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로 교회에 어려움 찾아와
하지만 교회가 안정되고 ‘빈민사역’도 자리를 잡아가던 즈음 이 목사에게 큰 어려움이 닥쳤다.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랐던 것이다. 이 목사의 갑작스러운 사고는  교회와 빈민사역에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이 목사를 중심으로 함께 모이고 생활하던 사람들은 하나둘 이 목사를 떠나고 그와 동시에 교회 성도들도 다른 교회를 찾아 나가게 되었다. 이 목사는 “사고로 당한 육체적 고통이 너무 컸다. 하지만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함께 했던 사람들이 등을 돌렸을 때 느낀 인간적인 배신감과 내가 꿈꿨던 사역들을 더는 진행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었다. 나를 찾아 위로해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분노와 허탈감을 느꼈다. 그리고 나를 믿고 여러모로 지원해준 사람들에게 미안함에 고통스러웠다”고 그때의 마음을 전했다.
이 목사는 병상에 있으면서 ‘빈민사역’을 통해 주님을 알게 된 사

람들이 다른 교회를 다닌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그동안 그들을 원망하고 분노했던 스스로에 대해 부끄러운 마음을 가졌다. 이 목사는 “내가 어려움 속에 있고, 그 사람들이 나와 함께 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가 전한 복음을 통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주님의 품속에 안겼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희망을 가졌다. 주님께서 내게 고통을 주신 이유를 그때서야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건강회복으로 새로운 비전 꿈꿔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된 이 목사는 치료와 재활에 전념해 작년부터 주일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기적처럼 걸을 수 있고 또 자연스럽게 말씀을 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싹이 돋는 나무를 보며 이 목사는 새로운 비전을 꿈꾸고 있다. 건강을 회복해 5년간 잠시 중단하고 있던 ‘빈민사역’의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 목사는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욱 더욱 큰 사랑으로 그 분들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사순절이다. 죽음을 이겨내고 다시 사신 주님처럼 지금은 비록 어둡고 힘들지만 주님의 십자가를 붙들고 주님께서 주신 사역을 담대히 감당하려는 소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벧엘교회는 이 목사가 완쾌할 날을 기다리며 교회 주변으로 꽃밭을 새로 가꾸려고 한다. 그동안 돌보는 사람이 없어 조금은 삭막한 교회에 화단을 가꿈으로써 새로운 마음과 희망으로 새 출발 하려는 것이다. 창원벧엘교회는 말씀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생명존중의 마음을 씨앗처럼 퍼뜨리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시작하려는 창원벧엘교회가 다시금 일어나 활짝 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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