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3일은 서울신학대학교의 100주년이다. 우리나라 사립대학교 중에서 이만한 역사를 가진 학교가 몇 개나 되랴! 지난 100년은 속력이 아닌 속도요,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통치하심이었다. 범교단적 인물 뿐 아니라 상록수의 주인공 영신 양을 굳이 들지 않아도, 우리학교는 순교자를 배출하고, 교단폐쇄도 불사하면서 성서적, 복음적 신앙을 지키도록 가르친 인재 배출소였다.

근자에 듣자하니 이런 자랑스런 역사를 가진 모교 또는 교단의 대학교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말들이 쉽게 오간다. 애정인지 애증인지, 바램인지 방자인지 모르지만, 대부분은 대안 없는 비판이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결코 헛된 것은 아니고, 이런 관심과 성원이 모아져서 언젠가는 비상할 날이 오고야 말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신학대학교의 10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축하보다는 걱정스런 문제가 많다. 총회가 서울신학대학교의 가치를 부정하는 행동을 계속하는 것이다. 총회나 교단에서 입김이 있다는 이들은 한결같이 교수들의 영성이 어떻고, 학교는 직원들의 낙원이며 학생들의 수준은 떨어졌다는 것 등이다.

교세의 정체, 교단위상 저하로 나타나는 외적인 타격에 대해서 총회는 자기들이 아닌 교수와 학생들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아무 자격도 되지 않는 무능한 자들이 동문이니 이사니 하는 라벨을 달고 학교의 각종 이권과 운영에 참여하여 멀쩡한 교수사회와 면학분위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동이다. 

학교 때문에 교단이 어려움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학교가 교단 때문에 항상 소용돌이에 휩쓸리곤 했다. 진정 서울신학대학교 100주년을 기뻐하고 발전하길 원한다면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한 일은 교단이 서울신학대학교의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재정립하고 승화시키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교단의 현실은 한마디로 좀 부정적인 부분들이 있다. 못 배운 자식 집안 망신시키듯이 신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니 목회현장에서 교회나 정치 배경만 믿고 온갖 전횡을 일삼는 것이다.
이단사이비가 있어도 제대로 심판을 하지 않고, 회의진행이나 토론법은 F학점도 주기에 아깝다. 거기에 성경을 어떻게 배웠는지 100명만 되면 바리새인으로 변신을 한다. 이런 행동들은 개인 무지의 소치요, 일부의 일이라고 얘기할지 모르나 이게 전부가 아니다. 사순절에 스포츠선교회 회장 이·취임식을 하는 교단은 도대체 무슨 신학인가? 100주년을 맞이하여 작업을 한 ‘성결신학’은 바리새인들의 책장 장식용인가?

교단의 영성과 신학, 성서해석의 보루인 서울신학대학교는 부천에 던져놓고, 사단만 나면 일단 파직출교하고, 헌법연구위원회, 심판위원회로 달려가고, 이마저도 눈치코치보며 이현령비현령 하는 교단에 학교는 왜 있어야 하는가? 입으로는 개교 100주년 하면서 실제로는 괄시 100주년 아닌가?

가문을 일으키는 것은 훌륭한 인재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집안의 터전이 뒤따라야 한다. 일명 가풍이다. 교단을 일으키는 것이 몇 사람의 힘만으로 된다는가? 교단의 풍토를 바꿔야 한다. 목회 현장을 호심탐탐 노리는 목회 떠돌이들이 사라져야 하고, 반대로 신학과 교수들을 무시하는 목회자들과 정치꾼들도 정리가 되어야 한다. 자기의 영성과 지성의 산실인 학교를 평가절하하는 것을 근절하는 원년으로 삼아 개교 100주년을 맞은 서울신학대학교가 천년을 이어갈 교단의 든든한 기둥이 되기를 바라며 개교100주년을 모든 성결가족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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