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로 유명한 이솝은 노예였다. 하루는 이솝의 주인이 노예들을 모아놓고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을 찾아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모두들 자신이 생각하는 소중한 것들을 갖고 주인 앞에 다시 모였는데 이솝이 가져온 것은 ‘혀’였다. 다시 주인이 노예들 있는 자리에서 이번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악한 것을 찾아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번에도 이솝은 ‘혀’를 가져왔다.

주인은 이솝의 선택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인이 놀란 것처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 세치 혀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반면에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악할 수도 있다.

사람의 혀는 결국 칭찬을 통해 고래까지 춤을 추게 하는 힘을 갖기도 하지만 심장을 파고드는 예리한 칼날이 되어 죽음에 이르게 까지 한다. 성경은 “경우에 합당한 말은 은쟁반에 금 사과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처럼 합당한 말을 하려면 먼저 상대방 입장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하는 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래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입장에서 무엇이든지 말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의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서양에서도 그 사람의 ‘밑(Under)에 서야(Stand) 진정으로 그 사람을 이해(Under Stand)할 수 있다’ 는 말이 있다.

이 같은 말은 자신이 서있는 자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상대방 입장을 잘 헤아려 보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입장을 달리해 상대방이 되어보면 안 보이던 것, 미쳐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생각나고 보여 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역지사지와 이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모를 경우가 너무도 많다. 결국 인간이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존재 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 모든 것은 이기심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생각과 행동이 늘 자기중심적이 되는 것이다. 지도자에게 있어 최대의 적은 ‘판단미스’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휴가를 보내는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이라고 한다. 그 이유를 알아보았더니 스트레스가 쌓여 ‘판단미스’를 일으킬까봐 그렇다고 한다. 지도자의 판단미스는 자칫하면 엄청난 재앙은 물론 국가의 존폐까지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교회 지도자의 ‘판단미스’는 한국교회에 더 큰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다. ‘판단미스’를 푸는 방법 중 하나가 사람들 간에 허심탄회한 교류에서도 그 해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동양에도 고대로부터 수분(守分), 즉 “사람으로서 분수를 지키라” 는 의미의 교훈이 전해져 오고 있다. 성경에는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비로소 자신을 알게 된다’ 고 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으로 지은 인간에게 명하신 첫 언약이 바로 창조주 앞에서 피조물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수분’이자 ‘자각’ 인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한기총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정말 이게 뭡니까?’ 라는 생각이 든다. 개혁도 좋고, 폭로도 좋지만 가장 빠른 길은 서로 회개하는 것이다. 양측 간에 서로 더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회개의 자리로 나와 새 모습으로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는 ‘형제애’로 나아갈 것을 소망한다.

아무튼 지도자는 어느 측을 망라하고 경거망동하거나 이기적인 입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지도자라면 자신을 되돌아볼 줄도 알고, 진솔하게 조언하는 사람들의 말도 들어야 하고 또 말도 아끼고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의 지도자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뒤돌아볼 수 있는 영역이 넓으면 넓을수록 그 마음이 더 넓어질 수가 있다. 그래야 사람도 모이고 영향력도 커지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마치 자기만이 모든 것을 알고, 자기 생각이 무조건 맞다는 사고로 상대를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잘못은 지적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좀 더 진지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개혁을 요구해야 모두가 납득하고, 스스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리고 개혁의 대상이 된 지도자도 당신으로 인하여 한국교회가 죽어가고 있다는 절박감을 빨리 느끼기를 바란다. 지금까지의 ‘관례’였다고 말하기 전에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질 줄도 알아야 한다.

“여호와여 내 입 앞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 다윗의 고백이다. 

‘판단미스’는 본인은 물론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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