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일을 잘 잊는 버릇이 있다. 그러나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그것은 그 일의 출발정신이요 철학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 우리 신문의 발기인들의 모임에서 이구동성으로 의견의 일치를 본 것이 있다. “교단이 이렇게 나가서는 희망이 없다. 잘못 나가는 풍토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일이 총회장의 권위가 평신도에 의해 무시당하는 사례이며, 개 교회 당회장의 목회행위가 그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사법기관에 고발되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당한 절차에 의하여 선정된 교단의 공적기관의 결의가 소위 모 신문에 의하여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고 분개하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공감이 형성되고 교단이 살려면 목사의 권위가 제대로 평가 받아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이를 위해서 정론직필의 신문발행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사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목회자의 권위는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고 있다. 개 교회에따라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당회장은 당회원 중의 하나로 오직 한 표를 행사한다. 부목사도 당회원이 못되는 풍토에서 당회장은 당회를 할 때마다 온갖 질문과 공격에 시달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어떤 목사는 당회하기 위해 초 저녁에 들어가 12시에 끝나기도 한다고 푸념했다. 한 당회원은 왜 값싼 노란 봉투를 안 쓰고 흰 봉투를 쓰느냐고 힐문을 당하기도 했다면서 그 입에서 나온 말이 “당회정치꾼만 없으면 목회할만 하겠다”이다. 어떤 사모는 “천국에 24 장로가 있다고 하니 천국 갈 맘이 사라졌다”고 까지 말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많은 목회자들이 이런 현실을 그대로 수용하는데 있다. 그래서 교회 청빙을 위해 지방회 인사부장을 무시하고 힘 있는 정치꾼 장로를 찾아간다. 정치꾼 장로들은 전국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교단의 인사문제를 좌우한다. 그래서 청빙을 위해 구비서류가 많다. 목회비전, 설교테이프 등등. 그리고 어느 날 와서 설교하라고 하면 적어도 2, 3명이 경합을 벌이고 거기서 낙방을 하는 목사는 심한 자괴감과 열등감에 빠진다.

한 가지 최근 더 심한 문제는 안수식이다. 전에는 총회 때에 거행해서 성대했다. 그러나 이제는 지방회 별로 실시하니 작은 지방회는 안수자가 한명 두 명 밖에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자연 하객도 적고 행사도 소홀하고 가볍다. 이에 반하여 장로, 안수집사 안수례는 개 교회 임직 행사이므로 상대적으로 성대하다. 심지어 어떤 교회는 권사들에게도 안수를 한다. 거기까지는 좋다. ‘너도 안수 받고 나도 안수 받았다. 고시위원도 함께 해 달라’ 등등 목사의 고유영역을 거침없이 침범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오호 통재라! 이 추락하는 목사의 권위를 무엇으로 막으랴!! 목사의 권위가 무너지면 교회의 권위도, 말씀의 권위도 무너진다. 금년에도 각 지방회에서 새내기 목사들이 배출될 것이다. 나는 그대들에게 감히 말한다. 누가 뭐라 해도 그대들이 교회의 중심이다. 무시를 당하거나 대우를 받지 못하거나 개의치 말고 그대들은 하나님이 기름 부으신 목사임을 잊지 말라.

교회사를 아는가. 동방교회 서방교회가 왜 분리 되었나. 정통성의 문제였다. 마찬가지로 오늘날도 목회자의 영적 권위가 실종되면 교회의 정통성은 실종된다.

그러면 무엇인가? 목사의 안수는 사도권의 계승이지만 여타 안수는 임직행사에 따르는 축복의례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목사는 교단의 권위와 하나님의 위임으로 기름부음 받는 행사이다. 목회자의 권위는 70%가 신적 근원이고, 30%가 인간의 능력이다. 그러므로 기억하라. 새내기 목회자여! 그대들이 이 교단의 미래이다. 흔들리지 말아라. 말씀에 천착하라. 원칙에 충실하라.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라. 배척을 받는 한이 있어도 기생 같은 목사는 되지 마라. 우리는 창간 2주년에 회복해야 할 정신이 바로 그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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