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원 장로·서두성 목사 통해 용인시 복음화와 근대화에 기여해

새성전 건축보다 신앙의 내실화·말씀의 의식화 통해 새시대 준비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졌지만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은 5일장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던 때가 있었다. 백암 5일장은 12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우시장을 중심으로, 쌀과 묘목 순대국밥 등을 찾는 사람들로 5일마다 혼잡을 이루었다. 한창 시장이 잘 어우러질 때에는 한 번에 소가 4백에서 5백 마리가 거래될 정도로 전국 8도의 장사꾼들이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영화를 누리던 백암 5일장도 산업화의 바람 속에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해, 10여 년 전 우시장이 문을 닫게 되었고, 지금은 몇몇 맛있는 순댓국밥집들만이 퇴락한 시장의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옛 영화를 추억이라도 하듯 빛바랜 간판들이 여전히 걸려 있는 백암면 근창리 상가골목을 따라 역사 깊은 백암중·고등학교 방향으로 10분가량 걸음을 옮기면 백암면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80년 역사의 백암교회(김원식 목사·사진)가 마을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큰 나무처럼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백암교회는 1930년 9월 신태원 장로가 백암면에서 10리 떨어져 있는 연곡에 개척예배를 드림으로 80년 교회의 역사를 열었다. 백암교회는 설립예배를 드린 2년 후 면소재지인 현재의 백암면으로 이전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80년의 시간동안 15명의 목회자가 지역과 주님의 몸되신 교회를 섬겨 왔다. 그 15명의 목회자 중 4대 서두성 목사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 순교자로써 백암교회 뿐만 아니라 많은 용인시민들이 존경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서 목사는 북한군의 침입으로 피난을 가자는 성도들의 권면에도 ‘한사람이 남아도 난 그 성도를 위해서 교회를 지키겠다’며 몇 명 남은 성도들과 끝까지 백암교회를 지키다 순교하고 말았다.

백암교회의 16대 담임목사로 2002년 9월에 부임해 지금까지 사역하고 있는 김원식 목사는 백암교회의 주일학교 학생 출신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초등학교 1학년 때 전도를 받아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그 인연으로 성결교회의 목회자가 된 김 목사는 “서대구성결교회에 10년간 사역하던 중 모교회인 백암교회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소식과 함께 장로들의 요청이 있어 오게 되었다. 예수님도 고향에서 배척받았는데, 나 같은 사람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게 해주고 예수님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준 나의 모교회 백암교회를 위해서 마지막 목회의 열정을 바치는 것이 교향에 대한 도리이고 보람이라는 생각으로 두려움이 있었지만 결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백암교회에 부임한 후 무엇보다 성도들의 상처치유에 우선을 두었다. 몇 년간 있었던 교회내 어려움으로 인해 성도들이 상처받고 지쳐있는 것이 너무나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3년간 함께 아파하며 상처를 어루만진 덕분에 묵은 상처에서 벗어났다는 판단이 들자. 김 목사는 자신의 목회철학을 백암교회 성도들에게 발표했다. 그것은 말씀의 의식화, 기도의 생활화, 전도의 체질화, 나눔과 섬김의 실천이었다. 그리고 용인경찰서 경목 위원장으로 봉사하던 김 목사는 서울경찰서 경목 위원회에서 ‘두날개 양육시스템’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두날개 양육시스템을 직접 학습 받아 지금까지 목회현장에서 활용해 오고 있다. 김 목사는 “아직 많은 열매를 얻지는 못했지만 성도들이 잘 따라주고 빠른 적응을 보이고 있다. 오래전부터 내가 가지고 있던 목회철학과 두날개를 통해 성도들이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확인 하게 되어 기쁘다. 은퇴까지 남은 5년 동안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고 더욱 단련하여 후임자에게 좋은 기틀을 남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최근 건강이 매우 안 좋아 졌다. 남은 시간은 정해져 있고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아 마음이 급해 과로한 때문이다. 김 목사는 백만인구, 700여 개의 교회가 세워져 있는 용인시에 성결교회가 16개 밖에 되지 않고 영향력도 매우 미미한 것이 안타까워 얼마 전부터 지역선교와 연합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김 목사는 “성도님들 중에 대외활동에 우려를 표하는 분들도 있지만 지역선교와 연합사업 또한 백암교회와 성결교회를 위한 일이라고 설득을 했다. 부족한 힘이지만 연합활동을 통해 예전보다 성결교단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을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용인시는 2020년 까지 백암면에 1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신도시를 개발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10년 후면 아직 시골의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 미개발지 백암은 현대식으로 옷을 갈아입게 되는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최근 백암교회는 교회부지 2,500평을 활용해 새로운 성전을 건축해 백암면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려는 논의를 했다. 하지만 부채를 통해 성전건축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김 목사는 새로운 건축으로 새 시대를 준비하기 보다는 외형은 전반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만들고, 더욱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를 향한 비전을 가슴에 안고 내실 있고 강력한 신앙의 힘을 키우는 것이 급하다는 생각으로 김 목사의 목회철학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0년 동안 교회의 장로들과 목회자들을 통해 백암면의 중심으로 큰 영향력을 미쳐온 백암교회가 새로운 시대를 훌륭히 준비해 지역의 성시화와 복음화에 앞장설 수 있는 능력의 방주가 되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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