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탄할 세월 보낸 이 학생을 보라!
고난과 감사
나는 알고 싶었다. 그 예수에 대해서….
도대체 얼마나 위대한 사람이길래…. 그 예수님 때문에 그 좋은 한국 땅을 떠나올 수 있었을까?
이런 계기로 나는 그분과 함께 예수님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훌륭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믿는 것이면 꼭 좋은 것이리라. 나는 어떤 거부감도 없었다. 점점 시간이 지나자 나는 그분을 내가 가르치는 학생의 학부형이 아닌 나의 스승으로 생각했다.
그분이 하는 말씀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하나 나는 닮고 싶고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이제는 “하영이 엄마”가 아닌 “선생님”으로 불렀다. 이렇게 거의 6개월을 나는 그 선생님과 함께 예수님에 대해 배웠다.
그 선생님이 선교사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3년도 훨씬 지난 때인 내가 한국에 입국한 후였다.
선생님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예수에 대해서, 그리고 기도하고 감사하고 회개하고 전도하고 ….
그게 어떤 뜻인지 어떻게 해야 올바른 것인지 하나하나 가르쳐줬다. 그 중에서 나의 마음에 제일 와 닿은 말은 ‘감사하라’는 말이었다.
그때 나는 항상 나는 왜 조선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렇게 숨어살며, 짐승처럼 대접받나 하고 한탄하곤 했다. 나는 왜 중국이나 남한에서 태어나지 못하고 이런 가난한 나라에 태어나서 이런 수모를 받아야 하는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영경 선생님은 비록 내가 북한에 태어나서 많은 고생을 했지만 그 고생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되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내가 지나오면서 그렇게 억울하게 생각되었던 날들이 감사의 날들이라니...언뜻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어려운 날들이 있어 참 많은 것을 가지게 된 것 같았다.
지난 날, 집안의 막둥이로 응석만 부리며 자랐던 내가 그 무서운 식량난을 겪으면서 한 알의 쌀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고, 말도 모르고 돈 한 푼 없이 중국의 광야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제 지구 어디에 내려놓아도 나 혼자서 얼마든지 살아남을 자신이 있었다.
영경 선생님의 말씀이 너무나 옳았다. 그리고 그 말씀이 곧 성경말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영경 선생님과 함께 성경을 공부하는 시간은 나에게 삶의 희망을 찾아준 시간 들이었다.
그렇게 일 년 정도 지난 어느 날, 영경 선생님은 나에게 연변과기대 아이티 훈련원에서 학생을 모집하는데 지원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아이티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컴퓨터에 대해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순간, 그렇게 컴퓨터를 배우고 싶어서 피씨 방에 들어가서 고생하던 생각이 났다. 어떻게 하든 꼭 들어가서 배우고 싶었다. 지원서를 내고 수학능력을 위한 테스트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나는 하나님께 간절히 간절히 기도했다. 내가 그렇게 공부하고 싶어 하는데 꼭 나의 소망을 이루게 해달라고…
드디어,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 합격자 게시판에는 내 이름이 당당히 올라 있었다. 감사했다. 하나님의 손길이 항상 나를 쓰다듬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연변과학기술대학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대학생은 아니지만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 만해도 나는 너무너무 기뻤다.
연변과학기술대학! 어떠한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희망과 행복과 기쁨에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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