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기다리는 환우에게 희망 메시지

“이땅에서 사랑실천을 한 흔적 남겨야”

‘장기’를 떼어 가려는 듯한 인상 때문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을 만났다. 그 주인공은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장 박진탁 목사이다. 그는 한신대 신학과를 졸업했고, 한국헌혈협회와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설립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했으며, 국내 최다 헌혈을 한 것을 인정받아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박 목사를 만나 사랑실천에 대해 들어 봤다. <편집자 주>

“장기이식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고통받는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생명나눔운동으로 사랑 실천해야”

Q. 장기기증 운동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한국교회가 이웃을 돕는 일에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장기기증의 사랑 실천이 부족했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 기독교인이 모두 다 참여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1천만 기독교인 숫자면, 전 국민의 25%이기에 많은 숫자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이 앞장서면 그 영향력은 대단할 것이다. 장기이식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고통받는 환우들이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숭고한 생명 나눔운동인 사랑의 장기기증을 정착시키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Q. 한국교회의 장기기증 참여 상황은 어떻습니까?

A. 교단적으로 요청해 온 곳이 없었다. 그러나 기독교대한성결교회만이 교단적으로 장기기증운동에 대대적으로 동참했다. 따라서 .타 교단에 비해서 많이 해 준 편이다. 아울러 기성 총회에서 2007년도에 모두 장기기증 운동에 동참 하기로 공문을 보냈는데 아직도 하지 않은 곳이 많다.

근자에 교회로 직접 찾아가 홍보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수요일마다 직원들이 순회하면서 교회로 방문한다.

Q. 국회에서 장기기증 단체에 장기이식을 연결 못하도록 법을 통과시킬 예정인데요?

A. 그동안 이식자와 기증자를 연결해 주는 사업을 했다. 이식을 받겠다고 1천명이 등록한 상황이다. 그런데 국회에서 장기기증 단체에서 연결을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 이유는 이식과 기증을 한곳에서 받으면 문제가 많다는 이유다. 그래서 새로 법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사실 아직도 문제가 된 사례가 없었다.

지난 8년 동안 730명을 연결해 왔다. 우리 단체는 362명을 했다. 상당히 많이 한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병원에서만 하게 만들려는 법이다. 병원만 우대해 주는 법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리 단체가 등록을 못 받게 하려면 다른 조항도 바꿔야 하는데, 조항을 바꾸지 않아 여러가지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의 발상은 사랑의 장기 기증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이다. 하지만 1년 간의 유예기간이 있다. 법 시행 전에 법 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소개해서 연결하면 가능하다.

Q. 지금까지의 성과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A. 지난 2000년에서 2008년까지 연간 40명 꼴로 장기 이식을 성사시켰다. 대단한 실적이다.

일례로 아들이 장기 이식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동생이 주지 않던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장기를 주는 모범을 보고, 자신의 가족들이 줘야 겠다는 것을 깨닫게 된 사례도 있다. 성도가 죽어서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사랑을 실천한 흔적을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Q. 박 목사도 장기기증과 헌혈에 앞장 선 전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과거에 병원 원목으로 있으면서 피만 있으면 수술할 수 있는데 피가 없다고 해서 수혈을 한 적이 있다. 얼떨결에 했는데도 기뻤다. 외국의 경우 헌혈로 다 충당된다고 한다. 사실은 헌혈은 부작용이 없다.

우리나라의 헌혈운동은 교회가 붐을 일으킨 것이다. 작년 한해 동안. 265만명이 헌혈을 했다. 피, 골수, 신장, 간장 등의 장기를 기증 받는 운동을 계속 해 나가고 싶다.

초기에는 일정한 룰이 없을 때 시작했기에 헌혈 과정에서 비용을 받는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돈은 하나님이 해결해 주신다는 신념으로 여기까지 왔다.

골수의 경우, 1993년 당시 25명 받아 왔다. 그 중 하나가 맞아서 골수 기증자가 미국까지 가서 줬다. 이 소식을 들은 정부가 예산을 줘 골수기증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Q. 사역 과정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A. 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1991년 1월에 발족됐다. 그 해 2월 24일에 신장 기증을 했다. 뇌사도 아니고 건강한 사람이 주는 것을 보여 줘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 해 70명이 나를 따라 했다. 아내도 따라 했다. 그래서 부부 기증자가 16쌍이 있다.

하지만 법이 없을 때 이 일을 했었기에 난관이 많았다.

앞으로 9월 9일을 장기 기증의 날로 지키도록 할 예정이다. 그래서 국가 기념일로 만들기 위해 홍보하고 있다. 이 날의 의미는 9가지 장기 기증 의미로 9일을 설정한 것이다.

또한 6월 19일, 매월 셋째주 토요일은 양천구 장기기증의 날로 정해 동시 다발로 캠페인을 하기로 했다.

Q. 교회에서의 장기 기증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의정부 소재 모 교회의 경우, 장기기증의 날이라고 하니까 교인들이 너무 많이 결석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사랑의 실천에 약한 것이 한국교회 현실이다.

기증은 산제사로 드리는 것이다. 장기기증한 사람들을 모두 촬영하고, 이름을 써서 교회에다가 붙여서 기념을 하는 방법이 좋다.

지구촌교회의 경우 교인 1만 5천명 중 7천 5백명 한 경우도 있어 고무적이었다. 수유리 어느 교회는 72명 임직식 때 온 가족이 뇌사 시 각막 기증할 것을 서약했다. 또한 목사 위임식 순서에 장기기증 등록한 경우도 있었다.

지금까지 2천여 교회를 방문했는데, 요즈음에는 목사들에게 협력 동역자 서명을 받고 있다.

교인 중에 이식받기를 원하는데, 가족이 하지 않으면 우리 단체로 찾아 오면 된다.

각막은행(Eye bank)을 추진 중이다. 각막에 대한 법도 없다. 국회에 발의 중에 있다. 각막 은행을 하게 되면 국내에서 쓰고 남은 것을 수출할 수 있다. 각막 하나에 350만원을 주고 수입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1천 5백명이 대기 중이다.

Q. 앞으로의 바람과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건강을 지켜 주셔서 70세 넘었어도 일하게 돼 감사하다. 또한 자녀들도 안정되어 감사하다.

이 생명 끝나는 날까지 사랑의 장기 기증 운동을 할 것이다. 부디 한국교회 교인들이 “언젠가 할 거야”가 아니라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 300명이상 모이는 교회를 소개해 주면 달려가 사랑 실천 복음을 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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