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하나가 되어

세계의 밝은 빛이 되는 그날을 그리며

탈북자 2만 명 시대를 맞아 본지에서는 남·북간의 긴장 완화와 북한에 대한 바른 실상을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앞으로 52주에 걸쳐 장소연 양의 ‘탈북 대학생의 눈물어린 애절한 호소’를 연재할 예정이다. 북에 대한 생활상을 비롯해 사회상, 우상화 현장, 정치, 경제 그리고 탈북 이후 주님을 만난 신앙 간증 등으로 꾸며진다. 개성공단으로 가까워진 남북관계가 최근 천안함 사태로 경색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 장소연 양의 글은 독자 여러분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에 와서 너무 행복하다”면서 “첫째는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좋고, 둘째는 자유가 있어서 좋고, 셋째는 마음껏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생동감 넘치는 호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 2005년 한국에 입국했고 지금은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30대인 제가 한국에 처음 입국했을 때는 ‘학업을 해야 하나 돈을 벌어야 하나’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학업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배움은 꼭 대학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제가 북한에서 10대의 나이 때 그렇게 가고 싶었던 대학에 못 갔던 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단순히 생계를 위한 사람이 아니라 남북한을 위해서 뭔가를 이바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2005년 제가 인천국제 공항에 도착해서 서울로 들어오는 승용차를 타고 창밖을 내다봤을 때 저를 놀라게 한 것은 번쩍번쩍 빛나는 공항도 잘 닦아진 고속도로도 아니었습니다. 길가에 나무들이며 꽃이며 흙,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산야, 그 속에서 풍기는 체취 등 그것들은 제 고향 함흥과 또 평양과 원산에서 보던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꼭 제가 다시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었습니다.

7년 동안 중국의 낯선 광야를 헤매던 나에게 전혀 생소하지 않은 산천은 그렇게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생각해보면 불과 4시간 거리의 북한과 남한의 산천은 결코 다를 수 가 없지 않겠습니까!

허나, 산천은 다르지 않지만 분명 남·북한은 달랐습니다. 남한이 세계 경제 15위 안에 드는 경제 대국이 되는 동안에 북한은 기근으로 몇 백만 명이 굶어죽고 몇 만 명이나 되는 꽃다운 처녀들이 중국으로 단돈 50만원에 팔려가야 하는 나라가 돼버렸습니다.

이제 한국에는 근 2만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이 있습니다. 탈북과정에 그들은 자본주의 시장인 중국을 경험했고 발전도상에 있는 동남아시아 나라들을 봤고 또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유럽 국가들에도 가보고 있습니다.

저는 남북한의 통일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탈북자들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은 김정일이 만든 폐쇄 속에서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닳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300만이 굶어죽은 기근 속에서 한 알의 쌀이 얼마나 귀중한지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탈북자들 중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저는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바로 그런 우리들의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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