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년차 총회 대의원들에게 바람

이번 한 번만 대의원이 아니라 성직자가 되어주길 희망

이번 한 번만, 투표 행위가 아니라 양심과 정의를 보여줘야

우리교단은 총회를 정치를 위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교회의 부흥과 선교를 위해서 시작했음을 기억해야!

20년이 넘도록 정치 아닌 정치로 교단의 역사와 전통 정체시켜

104년차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회복과 부흥의 기회

무엇보다도 진실과 순수와 용기의 마지막 기회인지도…

1933년 4월 11일 오후2시, 경성성서학원에서 역사적인 성결교단 제1회 총회가 개최되었다. 제1대 총회장으로 이명직 목사가 선출되었고, 각 부 임원과 부장이 결정되었다. 제1회 총회에서 헌법이 통과되었고, 각 부에서 상정한 안건을 찬반토의를 거쳐 의결하는 의회제도가 실시되었다. 제1대 총회장 이명직 목사는 제1회 총회의 의미에 대해서 개회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선에 1천 교회를 목적하고 돌진 하는 것이 이번 총회의 목적이다”

이명직 목사의 천명한 바대로 1년 만에 개척 신설된 교회가 50개 교회, 신 세례인이 2천명이었으며, 구도자가 1만 5천명에 달하였고, 신축한 교회당이 13개 교회, 주일학생이 3천여 명이나 되었다.

성결교단의 총회의 의의와 사명은 오직 교회 부흥과 복음전파에 있었다. 1907년 두 명에서 시작하여 30년이 채 되지 않은 1933년에 1천 교회를 꿈꾼 교단이 성결교단이다. 그 후 77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얼마나 부흥하고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총회는 교단의 부흥을 위한 결단의 자리요, 그런 부흥을 짊어질 일꾼을 뽑는 자리다. 인기투표 하는 것도 아니고, 동기회, 지방회, 친목회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예를 들자면, 1957년 5월 30일은 성결교회의 희년이 되는 해다. 희년대회를 위해 54년부터 준비하여 결국 복음전도관이 있었던 무교동 대지에 2층 희년기념관을 신축하고, 희년 전도대를 결성하여 대장으로 이성봉 목사를 임명하고, 전국을 순회하며 전도에 힘썼다. 교단 창립 70주년인 1977년에는 1977년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장충체육관에서 중앙대회를 개최했다. 2박 3일 동안 새벽기도회, 오전, 오후 각종 대회 및 세미나, 그리고 밤 집회, 철야기도회를 벌여서 연인원 3만8천여 명이 참석했다. 결국 70주년 기념대회의 결과로 1979년 9월 15일 현재의 성결회관, 즉 총회본부가 봉헌되게 된다. 총회본부는 70주년 기념 선교관으로 봉헌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 곳을 선교를 위해 쓰는가? 정치를 위해 쓰는가? 아니 교단 총회가 선교와 부흥을 위한 자리인가? 정치를 위한 자리인가?

우리교단 총회는 총회를 정치를 위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교회의 부흥과 선교를 위해서 시작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총회가 지난 1987년 80주년 때부터 방향이 약간 달라진다. 집회와 말씀 중심의 결과물 도출한 것이 아니라 행사와 대회 중심의 ‘기획 쇼’로 변질된다. 무슨 대회, 무슨 대회, 수도 없는 대회 속에서 말씀 중심의 집회가 아닌 사람 중심의 행사로 전락하고 만다. 그 때 토요일 밤 유행했던 TV 프로가 ‘쇼2000’ 이었던가? ‘부탁해요~’ 이후 모든 기념대회에서 설교는 형식이요, 무슨 행사와 가시적인 볼거리가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교단은 급격히 정치화, 조직화, 대형화, 자본화 중심으로 흘러간다.

1987년부터 2007년 그리고 2010년 오늘까지 20년이 넘도록 우리는 정치 아닌 정치로 교단의 역사와 전통을 정체시켰다.

이제 우리는 2010년 5월 25일, 정체된 정치를 바로 세우고, 잊혀진 성결의 전통과 역사적 유산을 회복하는 새 출발을 할 수 있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치 말며 옛적 일을 생각지 말라’ (사43:18).

77년 전에 총회 개회사에서 이명직 목사가 밝힌 ‘일천교회의 꿈’은 비단 교회 천 개를 세우는 것이 아니었으리라! 이명직 목사는 일천 개의 교회 이상의 성령의 역사와 부흥을 꿈꿨던 것이다. 선언은 일천 개지만 일만 개, 일십만 개 일수도 있는 성결의 영성으로 도전하고 꿈꾼 거룩한 서원인 것이다. 이명직, 이성봉, 그 외의 수많은 선진들은 자기들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그 이후는 우리들에게 맡긴 것이다. 그 분들의 꿈은 단순히 그 분들의 욕심이나 계산이 아닌 그 분들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까지 맡겨주신 사명이요, 약속이요, 축복인 것이다.

성결교단 형제들은 이 거룩한 꿈을 꾸면서 104년차 총회를 맞이해야 한다. 그 꿈을 회복하고 이루고 그 꿈을 위해 살기로 결단하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104년차 동안 뒷골목의 어두운 정치를 청산하고, 죽기 살기로 교단의 1933년에 꿈꿨던 일천 교회라는 충만한 열정으로 뜨겁게 기도하고, 부흥해야 한다. 104년차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회복의 기회다. 부흥의 기회다. 무엇보다도 진실과 순수와 용기의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104년차 총회 대의원은 1933년, 제 1회 총회와 같은 교단의 도덕성과 정직의 자립을 결정하는 시기다. 평신도들이 교역자의 사례를 담당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평신도들인 장로들이 목회자들의 영성을 지켜줘야 한다. 왕성한 출판사역이 이뤄진 것처럼 대의원들은 다시 한 번 지성과 영성을 겸비하여 민족의 지도자적 교단으로 우뚝 서야 한다.

104년차 대의원들을 신뢰할 수 없다. 그러나 104년차 대의원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나님께서 104년차 대의원들에게 잊혀진 성결의 영성을 기억나게 하시고, 조금이라도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도록 하시는 것뿐이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는 오므리 왕조의 길을 따라 행하고, 자기 소견에 좋은 대로 행했다 해도, 이번 한 번만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교단의 미래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으로,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사람을 긍휼히 여기는 사람을 뽑아주기를 간절히 부탁한다.

이번 한 번만, 자기 소견에 좋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고, 시대가 요구하는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 앞에 스스로 멍에를 매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를 재차 간곡히 부탁한다.

이번 한 번만, 우리 교단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

이번 한 번만, 실리가 아니라 명분에 표를 주기 바란다.

이번 한 번만, 투표 행위가 아니라 양심과 정의를 보여주기 바란다.

이번 한 번만 40년 동안 묻혔던 1933년의 노래를 불러주기 바란다.

이번 한 번만 대의원이 아니라 성직자가 되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이번 한 번만, 이번 한 번만 물질이 아니라 여러분이 승리자임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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