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난 중에도 주님을 중심에 모시고 살았기에 명절이 외롭지 않아요”

교통사고로 누워있는 남편 13년간 돌보며 목회자 꿈꿔

긍정적이고 독실한 믿음으로 환난을 기쁨과 환희로 바꿔

“남편(정관오 집사)의 사고 이후 지난 13년간 우리 가족은 남들처럼 떠들썩하고 행복한 설날을 보내지는 못했어요, 명절을 아들 딸과 단출하게 보내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특별이 더 외롭거나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담임목사님을 중심으로 강화교회 성도님들이 가족처럼 대해주고 여러모로 챙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강화교회(김기태 목사) 맹정임 전도사는 8년 전, 평생을 살던 전라남도 여수를 떠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강화도로 아들 정 권(서울신대 대학원)씨와 함께 이사를 왔다. 아들 정 권 씨를 서울신학대학교에 입학시키고, 본인도 경인신학교에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사를 온 이후로 맹 전도사에게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명절은 옛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13년 전 맹정임 전도사의 남편인 정관오 집사는 여수에서 경찰로 근무하던 중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뇌신경에 큰 손상을 입게 되었고, 현재까지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맹 전도사는 13년간 하루에 2시간 이상 외출한 기억이 없을 정도로 남편 간병에만 열중하고 있다. 맹 전도사는 “남편이 공무원이었던 덕분에 국가로부터 연금과 병원비 그리고 아이들의 학비 등을 지급 받아왔다.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살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관오 집사 부부는 여수성결교회에서 열심을 다해 신앙생활을 하던 부부로 유명했다. 전도도 많이 하고, 살고 있는 전셋집의 보증금보다 많은 1천만 원을 교회건축헌금으로 헌납할 정도로 믿음이 좋고 신실한 부부였다.

맹 전도사는 남편 정 집사가 사고를 당한 후에 하나님을 원망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원망보다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가정에 왜 이런 불행이 찾아오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하나님께서 주신 환란의 이유에 대해 고민하던 맹 전도사는 매일 무릎 꿇고 하나님께 사고를 당한 이유를 알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 때 김기태 목사가 여수성결교회의 부목사로 오게 되었다. 맹 전도사는 “김 목사님이 온 이후로 메말라 있던 나의 영혼을 위로해 주셨다. 그리고 방향을 잃어 표류하던 내 신앙생활에도 푯대를 세울 수 있게 기도하고 함께 해 주셨다” 고 말했다.

이후로 맹 전도사는 기도 하던 중 주님으로부터 신학을 공부하라는 기도응답을 받았다. 맹 전도사는 “원래 어릴 적부터 무엇이든 배우는 것을 좋아했다. 기도 하던 중 하나님께서 내가 공부하기를 원하신다는 응답을 받고 늦은 나이이지만 신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긴 이후로 제 인생이 달라졌다. 열심이 생기고 고난도 고난으로 생각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맹 전도사는 김 목사의 권고로 강화도로 이사를 하고, 경인신학교에 등록을 했다. 간병인을 고용해 어려운 가운데에서 공부한 맹 전도사는 경인신학교를 졸업(11회)하고, 목신원을 수료했다. 목사고시에도 5과목을 패스해, 남은  2개 과목을 오는 4월에 치룰 예정이다.

맹 전도사에게 올 해 설날은 특별한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학대학교 선교영어학부를 졸업한 아들 정 권 씨가 신학대학원을 등록했기 때문이다. 맹 전도사는 “아들이 원래는 목회에 비전이 없었다. 하지만 군 제대 후 10일간 금식기도로 사명감을 얻게 되었고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무엇보다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맹 전도사에겐 바람이 있다. 남편 정관오 집사가 합병증 없이 덜 고통당하다가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이다. 맹 전도사는 “사고로 남편이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내가 신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아들이 목회를 결심하게 되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이 모든 과정을 돌아보면 고통을 통해 하나님께 좀 더 가까이 갈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 경제상황이 매우 어렵다. 경제상황이 어려울수록 명절이 반갑지도 즐겁지도 않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하지만 맹 전도사는 환란 가운데에서도 밝고 긍정적인 태도로 주님을 중심에 모시는 삶을 살아간다면, 주님께서는 환란의 끝에 환희와 기쁨으로 축복해 주신다는 사실을 확신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박덕환 기자hyhaba @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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