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4세기는 교부문학 및 전례 역사의 황금기다. 이때 이목을 끄는 것 중 하나는 미스타고지(Mystagogy)다. 이 분야에 4명의 대가를 손꼽는데, 그중 하나가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로스( 350-428)다. “안티오케이아 학파(the Antiochene School) 신학자 중 가장 위대한 인물”이며, “해석자”라 불린 그는 동시리아 전통의 성경 주석과 신학의 권위자로 여겨진다.

특히 안티오케이아 학파의 문자-역사적 해석법의 대표적 인물로 칭송받았고, 알렉산드레이아 학파(the Alexandrian School)에 속한 오리게네스(Ὀριγενες)의 알레고리적 해석을 비판했다. 또한 그리스도의 완전한 인성을 수호하려 한 안티오케이아 학파의 탁월한 대변자로 활약했다. 아리우스주의(Arianism)에 맞서 니카이아 공의회(Council of Nicaea, 325)와 제1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Council of Constantinople, 381)를 옹호하는 작품도 썼다.

마케도니오스주의(Macedonianism), 에우노미오스주의(Eunomianism), 아폴리나리오스주의(Apollinarianism) 등 이단도 논박했다. 이처럼 테오도로스는 몹수에스티아에서 36년 동안 주교로 섬기며 매우 존경받는 교회 지도자로, 탁월한 성경 해석자로 명성을 떨치다 사망했다.

그러나 신학 논쟁과 교회 내의 정치적 갈등이 지속되는 혼란 속에서 사후 125년이 지난 553년, 제2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는 무덤 속에 있는 그의 시신에 이단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Justinianus I)의 명령에 따라 그의 작품은 대부분 소실되고, 이후 그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세상에 잊힌 존재가 된 듯했다. 하지만 역사적 예수 연구가 한창이던 19세기에 예수의 완전한 인성을 강조하고 보호하고자 한 테오도로스라는 존재와 그의 신학은 새로운 주목거리와 발굴 대상이 되었다. 이와 함께 적대자들이 그의 글을 제대로 인용한 것인지 아니면 이단 판정을 위해 왜곡한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진행되었다. 여기서 그리스도론, 인간론, 죄론, 성경 해석 방법 등이 학자들의 주된 관심 대상이 되었다. 테오도로스의 작품 대부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만큼 의존할 자료는 미흡하나 그 와중에서도 그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맥켄지(J. McKenzie)의 표현처럼 “신비롭고 흥미로운 인물”인 테오도로스에 대한 이런 학문적 동향 가운데 본 연구자가 주목한 것은 교리교육강론(Catechetical Homilies)에 나오는 미스타고지다. 특히 이 강론을 읽고 다양한 이차문헌을 탐독하면서 미스타고지에 관한 연구물이 상대적으로 적고, 무엇보다 미스타고지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포괄적인 신학적 틀로 사용된 ‘하나님 나라’가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논문에서 다뤄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테오도로스에 대한 우리말 논문이 거의 없다는 점을 참작하고, 본 연구의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먼저 테오도로스의 생애, 사후 평가, 연구 동향을 간략히 개관하였다. 둘째, 교리교육 강론의 가치 및 작품에 관한 설명을 하고, 세례와 성찬의 의식 구조를 살펴보았다. 셋째, 미스타고지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포괄적인 신학적 틀로 사용된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를 다른 주제들과 함께 고찰한다. 넷째, 결론에서 이 연구는 한국 개신교회에 던지는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테오도로스의 생애, 사후 평가, 연구 동향

1. 테오도로스의 생애 및 사후 평가

테오도로스는 350년경 안티오케이아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청소년기에는 당대 최고의 엘리트 교육 기관 중 하나인 리바니오스의 수사학 학교에서 요안네스 크리소스토모스와 함께 공부했다. 이후 요안네스를 따라 디오도로스(Διόδωρος)가 이끄는 금욕적 공동체요 수도원 학

교인 아스케테리온(ἀσκητἡριον)에 들어가 성경과 신학을 공부했다. 디오도로스는 테오도로스의 성경 해석 방법과 신학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알려져 있다. 테오도로스는 학문에 열중했고, 기도하고 금식하며 금욕주의적 훈련에 매진했다. 하지만 20세 정도밖에 되지 않은 그는 곧 세상의 부와 권력과 명예에 끌렸다. 이때 친구이자 세 살 정도 연상이었던 요안네스는 진심 어린 서신을 썼다. <다음호에 계속>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