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낌없이 바치는 신앙 믿음의 어머니, 이정임 권사를 기리며

아름다운 노년

주의 종을 섬기는 그녀의 특심은 이제나 저제나 여일하여서 서광성결교회의 젊은 사역자들에도 공손함으로 정성을 다하여 섬기기를 그치지 않았다. 교회의 규모가 제법 커서 사역자들도 적지 않았는데 그녀는 그들에게 손수 점심식사를 대접해주고 싶어 아들 이 목사를 오래 설득한 끝에, 사역자들의 점심식사를 날마다 손수 장만하여 대접하기에 이르렀다.

노구(老軀)에 교회식당이 있는 5층을 날마다 오르내리며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그러나 만류하여 될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의 원하는바 기쁜 섬김이며, 할 수 있는 봉사에 대한 만족이자 보람인 것을 아들 이상대 목사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야무진 손맛으로 버무려진 점심식사는 사역자들의 입맛을 돋우는 기쁨이 되었다. 기도로 조리된 그녀의 음식은 몸뿐만이 아니라 먹는 이의 마음에까지 좋은 자양(滋養)을 제공해주었다. 한 공동체의 그들은 저마다 사랑으로 온 마음이 가득하였다. 사랑이 겸손한 섬김을, 섬김이 감사를, 감사가 다시 사랑을 낳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좋은 씨를 심으면 좋은 싹이 나는 법이다. 좋은 싹이 훌륭한 재목감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녀가 성실하게 심은 선한 씨앗은 교회 전반에 좋은 조짐의 싹으로 돋아나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녀의 사역자에 대한 점심봉사는 그렇게 수년 동안 계속됐다.

그녀는 하나님 앞에 충성된 여종이었다. 자신에 허락된 여건을 충분히 활용하여 하나님께 바치기를 힘쓰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삶의 여정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의 전도가 시급하다고 느꼈다. 노쇠한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도법을 개발해내고 그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전도를 했다. 자녀들이 용돈을 주면 그 돈을 은행에 가서 깨끗하고 빳빳한 천 원짜리 신권으로 교환해서 잘 간직하곤 노인들이 나와 앉아 있는 놀이터나 공원에 가서 전도를 하는 것이다. 성품이 온화하고 몸가짐이 조신한 그녀를 노인들은 저항감 없이 대해주었기 때문에 쉽사리 친해질 수 있었다. 격의가 없어지면 2,000원을 나누어주고 교회에 갈 것을 권유한다. “1,000원으로는 과자 사서 손자들 주고, 1,000원은 가지고 계시다가 돌아오는 주일에 교회에 오시면 헌금하세요.” 노인 분들이 교회에 오고 싶어도 혹시 헌금시간이 부담이 될까 싶어 헌금을 주며 전도하는 것이었다. 단 돈 천원이라도 노인들은 아주 귀하게 여기는 것을 아는 그녀만의 지혜로운 전도법이었다. 대부분 외부의 무관심에 치여 마음마저 쪼그라진 노인들이어서 동년배의 애정 어린 전도방식에 의지하여 주일에 교회에 나오는 노인들의 수가 차츰 늘어났다. 그녀는 교회에 나오는 노인들에게 지극정성으로 대했지만 그렇지 아니한 노인들을 대함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아무도 모르게 용돈을 털어서 홀로 사는 딱한 노인들의 집을 찾아가 쌀과 생필품 등을 사서 넣어주기도 하고, 병원을 데려 가기도 하고, 뜻을 같이 하는 권사님 몇 분과 서로 돌아가며 반찬을 만들어 날라주기도 하였다. 이런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된 이목사는 어머니의 뜻을 확장시켜 교회 주최로서의 지역불우노인을 위한 사역에 많은 힘과 재정을 쏟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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