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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4.02.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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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재산이 많기에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다 안다. 오히려 더 소유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부자는 나누지 못한다. 지난 26일 날, 서울대학교 제78회 학위 수여식에서 법조 경력 50년의 오윤덕 변호사(재단법인 사랑샘 이사장)가 축사했다. 판사 생활을 마친 후 변호사가 되어 번 돈 수십억을 소리 없이 기부하는 법조계 기부왕 오윤덕씨는 ‘왜 그렇게 기부하느냐’는 질문에 “안 해본 사람은 봉사나 기부의 기쁨을 몰라요. 가슴 속에서 피어오르는 형언할 수 없는 차원 높은 은은한 쾌감 때문”이라고 했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직원 출산 자녀 1인당 1억 원씩, 총 70명에게 파격적인 장려금을 지급했다. 출산 장려금 1억 원에 세금만 4천만 원을 떼일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자, 대통령이 세제 정책 수정을 지시할 만큼 큰 반향이 일었다. 지난해에는 고향 순천 서면 운평리 280여 가구에 많게는 1억 원씩, 초·중·고교 동창생 180여 명에게도 최대 1억 원씩을 전달했다. 또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에선 초등학교 600개를 짓고, 디지털 피아노 7만여 대를 기증했다. 공군 부사관 출신 이 회장은 순직한 공군 조종사의 유자녀를 돕는 ‘하늘사랑 장학재단’에 100억 원을 기부했다. 특이한 점은 그가 재판받고 형을 살 때 ‘더 많이 나누면서 살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곳은 사회의 가장 밑바닥이고, 그 아래는 지옥이지요. 여기서 죽지 않고 나가면 뭘 할까, 쭉 고민해 봤습니다. 어차피 죽어서 가져가지 못하는 재산을 제일 잘 쓰는 길은 나누는 것으로 생각했죠.”

떠날 때 성경책만 가져가겠다는 영화계 전설, 배우 신영균(96세)씨는 그동안 수백억 원을 기부했다. 알려진 것도 있지만 언제, 얼마를, 왜 했는지 기억을 다 못할 정도로 자주, 남모르게 선행을 실천했다. 신영균씨는 “오래전부터 돈은 죽기 전에 좋은 데다 다 쓰고 가자고 생각했어요. 제 기부는 이제 시작입니다”라며, 지난해 7월에는 “한강이 훤히 보이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금싸라기 땅 4,000평을 ‘이승만 기념관 대지’로 기부하겠다”고 했다. 왜 기부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몰라요. 기부하면 그냥 좋아요. 누구는 아깝지 않냐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기부할수록 제가 더 부자가 되는 느낌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돌려주는 기쁨’이 매우 크다”며 “죽는 날까지 계속 기부하겠다”고 했다. 많이 가졌다고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다. 자기만족을 위해 나누든, 신앙심으로 나누든 나눔은 귀한 일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실행하는 그들이 존경스럽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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