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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 단물>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4.02.07 22:03
  • 호수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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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뭐 있나 즐겁게 사는 거야… 골치 아픈 사연 전쟁 같은 인생 모두 다 던져 버려….’ 트로트 가요 노랫말에 우리 인생이 고통스럽고 유한하니 현재를 즐기자는 것인데, 과연 우리네 인생이 ‘죽으면 끝’이기에 어떻게 살아도 괜찮으니 신나게 즐기자는 걸까...80억 인구 중, 자기 의지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삶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졌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존재는 단지 먹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다. 대충 살아가지 않는다. 영원한 가치와 고결한 인생을 추구하며 산다. 

앙상하고 뼈대만 남은 듯해 보이는 조각가 자코메티의 작품에는 “메멘토 모리”가 늘 함께 있다. 자코메티가 한 네덜란드인과 여행하는 도중 그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고 자코메티는 밤새 그 시체와 함께 있어야 했다. 이때 받은 충격 때문인지 이후 펼쳐진 그의 작품 세계엔 죽음이라는 주제가 늘 포함돼 있다. “만일 인간이 ‘두 번’ 죽을 수 있다면 이 세상과 삶은 얼마나 더 진실해질까.” 그가 남긴 말이다. 

30년간 의료현장에서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해 온 김현아 교수(한림대학교 류머티즘내과)의 책 『죽음을 배우는 시간』에는 건강을 유지하는 일과 죽음을 배우고 준비하는 일이, ‘좋은 삶’이라는 목표를 위해 똑같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병원의 ‘죽음 비즈니스’에 속지 않고 원하는 방식으로 생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일종의 매뉴얼로 읽어도 좋은 책으로 『죽음을 배우는 시간』이 남기는 메시지는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은 결국 같은 말’이라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인간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것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은 것’,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 것’, ‘사랑하는 사람에게 표현하지 않은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지금 살아 있는 존재인 우리가 할 일은 아주 명확하다. 죽어가는 이가 소원했던 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불필요한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바라보고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죽음만큼 이생을 간절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언젠가 우리는 반드시 죽는다. 그런데도 새 자동차를 살 때보다 더 준비하지 않는다. 인생의 목표도 ‘잘 사는 것’에서 ‘잘 죽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면 많은 것이 명확해진다. 생의 유한함을 알면 삶에서 군더더기와 욕심은 비우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게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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