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주 목사(기성 익산중앙교회)

‘강아지 성도, 고양이 신자’의 공동 저자인 밥 쇼그린과 제럴드 로비슨은 각각 영광 플러스 사역의 대표와 부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은 이 책을 통해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설명할 뿐만 아니라 두 동물의 특징을 대입하여 과연 나의 신앙의 현재 모습은 어떠한지 고민하게 만든다.

한 가지 우스갯소리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개는 말하기를 “당신이 나를 귀여워해주고, 먹여주며, 보살펴주고, 사랑해주는 것을 보니 당신은 하나님이 분명해요.” 반면 고양이는 우아하면서도 도도한 말들을 늘어놓기를 “당신이 나를 귀여워해주고, 먹여주며, 보살펴주고, 사랑해주는 것을 보니 내가 하나님인 것이 분명하군요.”

저자들은 그 신앙을 각각 ‘강아지 신앙’과 ‘고양이 신앙’이라고 부른다.

고양이 신자들은 일단 지옥으로부터 구원받은 후 이렇게 생각한다. ‘할렐루야! 하나님을 찬양하라. 난 이제 천국에 가게 되었다.’

종교개혁의 시발점이자 구심축이었던 마틴 루터는 이렇게 말했다. “죄의 본질은 사람이 모든 것 안에서 심지어 하나님 안에서조차 자신의 것을 구하는 것이다.” 그렇다. 고양이 신자가 하나님을 믿는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을 위해서 신을 따르기에 누군가 그들에게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 보다 더 큰 이득을 안겨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고양이 신자는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다.

반대로 강아지 성도에게 있어서 구원받은 것은 삶의 진정한 목적을 향한 디딤돌에 불과하며 복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무엇으로부터 구원을 받은 것과 무엇을 위해 구원을 받은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만일 하나님이 무언가를 보시고 미소지으시는 것을 알게 된다면, 당신도 그분과 함께 미소지으라. 강아지 성도는 하나님이 갖고 계신 기쁨을 함께 기뻐한다. 하나님의 영광은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 그 영광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을 찾고 갈망하는 일을 멈추지 말라. 인생 그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예배여야 한다. 강아지 성도는 모든 일을 하나님을 향한 예배이자 그분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고 행한다. 이것은 그들이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래리 크랩의 ‘좌절된 꿈’의 한 대목을 인용하여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한 마디로 말해 하나님은 우리의 꿈을 무너뜨리는 일을 열심히 하고 계신다”라고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가장 좋은 것을 갖기를 원하시는데 가장 좋은 것은 바로 하나님 그분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님 한 분만으로 나는 만족한다”라는 고백을 올려드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독자에게 끊임없이 강조한 것은 하나님과 그분의 영광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뜻을 이해한 독자라면 이제 한발 더 나아가라 권면한다. 그것은 바로 당신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성도는 하나님과 하나님 안에서만 가장 행복할 수 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풍성한 삶을 주시려고 오셨다. 그것은 하나님 그분 안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만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실 수 있기에 그분이 아닌 다른 것을 욕망할 때 그것을 철저히 부수시고 하나님 자신을 안겨주신다.

많은 이들이 시대를 전망하며 어떻게든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간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이 땅의 것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는 이 세상이라는 길 위에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한 삶을 더하여 살아가는 자들이다. 오직 땅의 것을 바라보며 추구하는 자들과 달리 하나님의 백성들은 땅의 삶에 하나님 나라의 삶을 더하는 자들이다. 그렇다. 저자들은 고양이 신자의 삶을 부정하지 않는다. 이 땅의 삶을 인정한다. 그러나 구원받은 것으로만 만족하며, 이 땅의 복에만 만족하는 고양이 신자의 신앙은 불완전하기에 무엇을 위해 구원을 받았는지 고민하며 이 땅에서 천국을 살아내는 ‘강아지 성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가는 ‘강아지 신앙’, 먼저 그의 나라와 영광을 위해 살아갈 것을 강권하고 있다.

갑진년을 맞아 많은 이들이 값진 해를 보내자는 의미 있는 ‘word play’ 덕담을 주고받는다. 2024년이 신앙의 유의미한 성장을 이루는 해가 되기 위해서는 강아지 성도와 고양이 신자의 자리를 왕복하는 우리의 신앙 점검이 필수이다. 그리하여 주인으로 인해 만족하는 강아지처럼 주님 한 분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우리의 신앙이 되기를 바란다.

밥 쇼그린-제럴드 로비슨 공저, 「강아지 성도 고양이 신자」, 디모데,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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