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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의 시문학(1)탄식과 구원의 메타포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12.14 08:03
  • 호수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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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춘 목사(시인, 신학박사, 기성 천광교회 담임)


현대인에게 있어서 논리적 타당성과 합리적 설득력이 없으면 영적 도전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성서를 대함에 있어 성서에 다양하게 사용된 그림 같은 언어들이나 시적 표현에 대한 이해 없이는 갈급한 현대인들의 영혼을 적실 수 없을 것이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삶의 정황은 수많은 상처와 곤고함의 연속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개인의 영성 고양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아무리 현대 문명이 첨단을 달리고 있어도 기계주의 아래서 인간은 그로테스크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 획일적으로 변하는 기계주의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메타포(Metaphor: 은유)가 고갈되어 인생의 깊은 맛을 경험할 수 없다.

목회나 설교에 있어 다양한 과학적 데이터와 분석적 방법을 동원한 목회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정작 고심참담해야 할 성서 속에서의 메타포를 찾지 못하기 때문에 현대인의 가슴에 강력한 영적인 삶의 진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위어스비(Warren W. Wiersbe)는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강단에 해골을 갖다 세우고 좌석엔 송장으로 가득차게 한 결과는 무엇인가? 그것은 성도들이 씹고 자시고 할 거리가 들어 있지 않은 설교 때문이 아닐까?” 그가 말하고자 했던 “씹고 자시고 할 거리”는 바로 상상이 담긴 메타포로 마음의 화랑에 말씀을 그리는 작업의 결과로 생겨난 풍성한 영혼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본다.

과연 목회테크닉으로 충만한 교회가 정작 메타포는 잃었기 때문에 목회의 풍성한 상상력은 사라지고 기계적인 관계 속에서 메마른 영혼들만 양산하는 현대교회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목회는 성경을 근간으로 영혼을 다루는 위대한 사역이며, 이 사역은 ‘A는 A이고 B일 수는 없다’는 단순 논리로 이루어 질 수는 없다. 때로는 ‘A는 B이고 C이고 D이다’라는 다변성과 다양성을 인정해야만 영적인 문제들을 풀 수 있고 영적인 돌봄이 가능하다. 

은유적 사고를 무시해서는 성경을 이해할 수 없다. 이 또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분명히 성경은 은유적인 표현으로 가득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마른 논리로 무장한 사람들이 복선적 표현 또는 복복선적 표현으로 가득찬 성경적 표현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경 안에 내포된 풍성한 내용들을 적절히 전달하지 못하는 메마른 강단이 되고 있다. 

성경을 단순히 축소된 진리로 보고 고정화된 캐치프레이즈 정도로 보기 때문에 인간의 삶의 모습을 단순화 몰개성으로 일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복음이 요구하는 심각성을 너무 단순하게 만들거나 깊이 없는 요구로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에서 말하는 다양한 가능성과 어떤 새로움의 경험과 에너지의 폭발성을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설교자나 기독교인이 복음의 이러한 능력을 경험하지 못하고, 진리를 무기력한 이념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다름 아닌 성경이 가진 시적 언어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성경의 언어는 현실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시적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목회자들은 너무나 산문적이고 사육된 언어로만 일관하면서 목회와 설교를 하고 있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현실을 바라볼 때, 비록 청중들이 하나님의 기준에 못미치는 인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할지라도 꿈꾸는 언어로 그들을 대했다. 선지자들은 일상적인 세계를 넘어서는 ‘대안의 세계’를 꿈꾸고 그들에게 생명의 길을 제시하는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시편의 시인들은 현실의 문제를 시어(詩語)를 동원하여 표현하고 시어의 틀에서 드러내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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