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4.2.23 금 16:59
상단여백
HOME 교회 설교
<생명의 말씀> 성과 속을 넘어서!벹전 2장 9절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10.26 07:39
  • 호수 597
  • 댓글 0
정인교 목사(강남성결교회)

루마니아 태생의 종교학자인 미르체아 엘리아데(Mircea Eliade, 1907~1986)가 1957년에 쓴 성과 속(Das Heilige und das Profane)은 신학생들의 필독서이다.

성을 뜻하는 sacred는 라틴어 sacrum에서 왔는데 sacrum은 신이나 신의 힘에 속해 있는 것을 뜻하였다. 반면에 속을 뜻하는 profane의 어원은 라틴어 profanum인데, 그것은 ‘...의 앞’을 의미하는 전치사 pro와 경내를 의미하는 fanum이 결합된 합성어로 ‘성전 경내 앞’을 의미했다. 그러니까 어원적으로 보면 성과 속은 일종의 종교적 행위를 하는 장소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다. 환원하면 고대 로마인들은 공간을 접근하기 어려운 성스러운 공간 그리고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속된 공간으로 구분했다는 의미이다. 사실 우리가 어렸을 때 강대상 청소를 할 경우에도 반드시 무릎 꿇고 기도한 후 올라갈 만큼 특정한 장소를 거룩의 영역으로 여겼다. 신앙을 안 가진 사람들도 교회나 종교 시설은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곳으로 간주한다. 성경에서도 성과 속의 구분은 하나님의 뜻으로 나타난다.

가령 레위기 10장 10절에서 여호와 하나님은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 것을 말씀하신 후 이어서, '이는 너희 대대로 영영한 규례라 그리하여야 너희가 거룩하고 속된 것을 분별하며 부정하고 정한 것'라고 말씀하신다. 또 에스겔서에서도 ‘내 백성에게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의 구별을 가르치며 부정한 것과 정한 것을 분별하게 할 것이며’(44:23)라고 말씀한다. 맞다. 하나님은 거룩과 속된 것을 구분하셨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목적으로 지어진 시설이나 그 예배에 참여하는 예배자의 자세 그리고 하나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구별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거룩한 사람, 나아가 거룩의 영역에 머물기를 원하신다. 이 명령은 어찌 보면 대단히 명쾌한 명령일 수 있다. 가령 슈바이처처럼 일생을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라는 극단적 삶을 비롯해 정반대로 이 사회가 만들어 놓은 노골적으로 죄짓는 곳(안마시술소, 퇴폐업소 사행성 도박장 등)에 출입하지 않는 것으로 범주화시킨다면 적어도 우리는 후자의 금언은 실천할 수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런 장소는 신앙과 상관없이도 양식있는 사람이라면 다 지키고 산다. 그들도 그런 곳은 속된 곳, 부정한 곳으로 안다.

그런데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라는 하나님의 요구를 자세히 보면 아주 흥미롭다. 레위기 10장 10절에서 “너희가 거룩하고 속된 것(the holy and the common)을 분별하며”라고 말씀하셨는데 속되다는 우리말 번역이 영어 성경에서는 ‘common’으로 번역했다. 에스겔 44장 23절에서 ‘내 백성에게 거룩한 것과 속된 것(the holy and the common)’의 구별을 가르치며 라고 했는데 여기서도 속된 것이 영어로 ‘common’이다. 에스겔 42장 20절의 성전의 담이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는 것이더라’ 역시 ‘to separate the holy from the common’이라고 표현했다. 요한계시록 21장 7절에서도 “무엇이든지 속된 것이나 가증한 일 또는 거짓말하는 자는 결코 그리로(새 예루살렘) 들어오지 못하되”라고 말하는데, 여기서 ‘속된 것’으로 번역된 헬라어 ‘코이노스’가 ‘평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영어성경에서는 ‘common’ 또는 ‘general’이라고 번역했다.

흥미롭지 않은가? 우리 말 속된 것의 영어 번역 ‘common’은 ‘어떤 악하고 비도덕적인 것’이기 보다는 평범한 것 또는 일반적인 것을 의미한다. 즉 거룩의 반대가 무슨 도덕적 악이나 죄가 아니라 평범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뭘 말하는가? 하나님의 사람들의 삶의 양식은 죄짓지 않는 것을 말할 것도 없고 여기서 더 나아가 통상적이고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리스도인은 숨 쉬는 것부터 일하는 것 휴식하는 일체의 것들을 전혀 다른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행동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성도들의 일상은 특별하지 않다. 불신자들처럼 일하고 시장보고 운동하고 휴식한다. 겉으로 보면 모든게 똑같은 ‘common’이고 ‘general’이다. 하지만 주님의 요구는 이 평범함에 의미와 가치와 감사를 부여하여 거룩한 것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분이 택하신 백성 왕 같은 제사장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이기 때문이다.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무의미 속으로 던져넣으면 속되게 만드는 것이지만 하나님의 선물로 존귀히 여기고 감사히 받는다면 거룩하게 만드는 성도 제사장이 되는 것이다. 이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넘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기독교헤럴드  dsglory3604@nate.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좋아요 0

기독교헤럴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