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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진 교수의 구약성서 강론(122)에스더서 신학적 구조와 특색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10.18 16:34
  • 호수 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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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대 13대 총장, 현 명예교수

6. 에스더서의 특색

대응적 대칭성(對應的 對稱性) : 에스더서는 교차성(Chiasm)과 대칭성(Symmetry)이 아주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해 왔다. 즉, 에스더서의 사건들이 인물들의 대립, 은밀한 계획의 대립, 소수 민족과 대제국의 대립, 거대한 지배권력과 미약한 포로민의 위기상황, 엄청난 학살 계획과 실패로 끝난 결과, 부림절의 양극화된 대치 상황 등의 전개 형식이다. 이들은 서로 대응적 대칭을 이루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뒤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려고 한다.

표현의 간접성(間接性) : 한편으로는 에스더서를 완전히 비종교성으로 몰아갈 수 있는 특성을 가진다. 그것은 표현의 간접성(間接性)에서 기인한다고 보아야 한다. 에스더서의 전체적 분위기가 하나님을 완전히 감추는 것처럼, 주제라든가 하나님의 이름 등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다. 그러나 그 감춘 것들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들을 여러 곳에 배치하고 있는 것이 에스더서 서술의 독특한 양식이다.

히브리어 문법상 의문을 표시하는 ha, ma, kamma 등 의문사가 없이도 의문절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이는 후기의 본문들(late Biblical texts)이나(말 1:8), 후기 미쉬나 히브리어 문어체 방언들(late literary dialect of Mishnaic Hebrew)에서 볼 수 있다. 에스더서 히브리어도 아주 후기에 속하기 때문에 후기 또는 미쉬나 히브리어에 가깝다고 본다. 에스더 4장 14절에서 보면, 하나님이 완전히 감추어져 표현되고 있다. “이런 때에, 왕후께서 입을 다물고 계시면, 유다 사람들은 다른 곳(데)에서라도 도움을 얻어서, 마침내는 구원을 받고 살아날 것이지만, 왕후와 왕후의 집안은 멸망할 것입니다. 왕후께서 이처럼 왕후의 자리에 오르신 것이 바로 이런 일 때문인지를 누가 압니까?” 이는 서술형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 그 의미를 음미하여 보면 “다른 데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러나 너와 네 아비 집은 망하리라”로 이해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유다인의 종족적 몰살의 위기에서 구원받게 되는 것이 에스더가 나서지 않는다고 포기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데”로 말미암아 분명히 이루어진다는 확신이다. 이 “다른 데”는 바로 하나님에 대한 간접적 호칭이라고 볼 수 있다. 에스더서가 전체적으로 하나님을 완전히 감추어 둔 채 기록이 전개되는 것은 특이한 일이다. 이는 저자의 의도적 감춤이라 보아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면 당연히 하나님이 개입하고 계시다는 확신과 어디에선가 하나님의 이름이 나온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서술기법이 뛰어나다. 하만이 왕에게 고발하는 내용 중에 “하만이 아하수에로 왕에게 아뢰되 ‘한 민족’이 왕의 나라 각 도 백성 중에 흩어져 거하는데 그 법률이 만민보다 달라서 왕의 법률을 지키지 아니 하오니 용납하는 것이 왕에게 무익하니이다” 한다. 하만은 읽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이미 알고 있는 그 분명한 “유다 민족‘을 감추고 있다. 모르드개도 에스더에게 에스더 자신이 유다인임을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여 신분을 감춘 사실등은 독자로 하여금 사건의 진행과정에 대하여 긴장된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만드는 복선 서술기법이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하나의 민족 전체를 멸절시키는 엄청난 법을 논하면서 그 민족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특이한 기법이다. 이는 하만에 대한 왕의 신뢰가 전폭적이며, 그의 위치가 대단함을 암시하고, 무엇인가 왕이 잘못되어 간다는 마음졸임을 갖게 하는 저자의 서술 방법이다. 사실은 아하수에로 왕이 그 민족을 모를 리가 없었을 것 같다.

잔치 모티브 : 에스더서를 읽다보면, 모든 사건이 잔치를 통해서 진행되어 간다. 잔치로 시작하여 잔치 축제인 부림절 준수와 그 의미로 마무리 짓고 있다. 구약 전체 중에 ”잔치“라는 단어가 44회 사용되었는데 그 중에 20회가 에스더서에 나타난다. 뒤에서 말하겠지만 에스더서에는 7개의 잔치와 3개의 부림절 축제 규정과 내용이 기록되고 있다. 이 잔치 자리에서 중요한 사건이 구체화 되고 책의 내용이 전개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잔치의 규모가 엄청난 것도 특이하다. 참석자로 127도의 방백들과 귀족들과 신복들이 모여들었고, 180일간의 긴 기간동안이나 계속되는 연회도 있다. 그런가 하면, 3명 사람의 참석에 단 이틀의 잔치로 끝나기도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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