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준 목사(기성 하늘동산교회)

3부 청년, 예수와 함께 답을 찾다

공정과 사랑

3. 이것이 공정한 사회의 모습이다. 그리고 우리의 모습이다. 「justice(정의)」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가 2020년 발간한 「공정하다는 착각」은 능력주의의 폐해, 공정의 폐해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유사 이래 공정한 사회가 가능할까? 과연 무엇이 공정인가? 사람마다 재능과 생각과 외모가 다 다르다. 최선을 다해 공부한다고 해도 공부에 재능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가정의 형편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공산주의 사회처럼 똑같이 일하고 똑같은 음식과 옷과 주거환경에서 살아간다면 그것이 공정일까?

4. 불현듯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많은 이들이 더 많은 유산을 가지고자 부모님이 소천하시기도 전에 유산분쟁을 한다. 그러나 형제의 형편을 걱정해 동생은 형에게, 형은 동생의 곳간에 쌀가마니를 옮겨주다가 길에서 마주해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의좋은 형제”를 이루라는 말씀은 아닐까?

이성조 교수의 「불편한 믿음」이라는 책을 보면 한경직 목사나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차이가 없다. 둘 다 품꾼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은혜가 너무 불편하다. 애써 지키려 했던 그 차등이 무너지고 우리의 헌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주신 이유를 어렴풋하게나마 깨닫는다.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 (눅 17:10)

5. 목회자축구대회는 지방회별로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목사님들이 한 팀을 이룬다. 누군가 부족함이 있다면 욕하고 혼내지 아니하고 내가 한 발 더 뜀으로 그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팀이다. 우리는 그동안 공평과 공정을 사수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공평과 공정을 외면하시는 듯 느껴진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불의를 행하라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다. 형제를 사랑하라는 것이다. 형제의 부족함을 내가 덮어주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집에 돌아온 동생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형이 아니라 사랑으로 덮어주며 기꺼이 자신의 몫까지 나눌 수 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가진 형이 되라는 것이다.

6. 왜? 아버지의 것이 전부 내 것이기에. 나는 아버지와 함께 머물고 있기에. 나는 부족함이 없는데, 나는 아버지와 함께 천국을 누리면서 살고 있는데 왜 아직도 세상의 가치관을 버리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너는 내 집의 장자로서 내 모든 것을 마음껏 만끽하며 향유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신다. 죽음과 반목과 아귀다툼이 끊이지 않는 저주받은 땅에서 화수분처럼 영원토록 솟아나는 생명과 사랑, 물질을 나눔으로 이 땅에서 잃어버린 에덴동산을 회복하라고 말씀하신다. 이 땅에서 만족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천국의 예고편인 에덴동산을 회복하여 천국에 대한 기대감을 더 높이고 사모하며 천국을 누리며 살아내라는 것이다.

7. 세상은 능력주의의 한계, 공정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는 자각은 하였다. 그러나 능력주의를 뛰어넘는 “공공선”이 무엇인지, 무엇이 공정을 넘어 행복한 삶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인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것이 세상의 한계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세상이 알 수도 없고, 줄 수도 없는 평안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행복을 넘어 완전한 삶이 무엇인지 경험했었다.

이제는 우리가 누리는 이 완전한 삶을 사람들에게 선물할 시간이다.

여기에 당신이 그토록 원했던 행복을 뛰어넘는 온전함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찾고자 했던 목적지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당신도 저와 함께 마음껏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모두 꽃입니다.”

1. 저는 순박하고 우직한 29살의 청년입니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43의 아저씨라고 합니다. 저는 17살의 치기 어린 소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저는 두 소녀, 소년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간다는 것이 소름 돋을 만큼 무서우면서도 기쁘기도 합니다. 불혹이라는 마흔을 세 해나 넘겼음에도 아직도 불혹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거저 지나온 시간이 아님에 감사합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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