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는 경제적 침체의 극복을 여전히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물가상승률은 높아지고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가상승의 예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그에 따른 식비와 생활에 필요한 대중교통 요금과 전기세 등 모든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물가상승으로 인해 사람들의 씀씀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고, 물가상승률에 따른 문화생활도 예전 같지 않게 점점 줄이고 있는 분위기다. 가계의 소득 대비 식료품 지출의 비용을 말하는 엥겔지수(Engel's Coefficient)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엥겔지수가 높아지면서 음식이나 식료품 지출이 높은 대신 교육이나 문화생활 등의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 엥겔지수가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가족 대부분이 먹는데 소비하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소득의 상당수가 생활비 즉 식대비나 식료품에 소비되는 것은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엥겔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소비 패턴이기 때문에 그 만큼 높아지면 소비를 제외한 다른 생활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 지수의 상승은 다른 여가 생활을 줄이는 것과 비례하기 때문에 생활은 더욱 팍팍해 질 수밖에 없다. 물가상승으로 인해 먹고사는 문제와 연관된 식비와 식료품비의 상승은 삶의 질을 더욱 팍팍하게 할 뿐만 아니라, 밥상 물가가 높아져 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엥겔지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가계의 부담을 넘어 필수적인 것만 소비하는 소비심리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시간이 지속되면 결국 내수 시장은 위축되고 경제순환에 어려움은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이에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대신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하려는 사회가 지속되면 “먹고살기 힘들다”라는 말이 쉽게 나올 수 있다.

주말저녁이 되면 가족끼리 모여서 치킨을 시켜서 오순도순 맛있게 먹는 추억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가족끼리 치킨 한 마리를 뜯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 등장한 ‘당모치’, “당연히 모든 치킨은 옳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야식으로 치킨을 먹는 것은 지극히 우리들의 일상적 모습일 것 같다.

치킨 한 마리 속에 온갖 사랑을 담아 ‘소확행’ 즉 “소소하고 확신한 행복”을 찾는 우리들의 소소한 시간이 잠시 그립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야식 중 첫 번째는 당연히 치킨일 것이다. 이런 사회적 유행으로 등장한 요즘 신조어 가운데 ‘오저치고’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오늘 저녁 치킨 고”라는 의미이다. 그 만큼 우리들 야식 일상에 깊이 파고 든 치킨 한 마리는 야식의 대명사로도 불린다.

그런데 요즘 경제적 사정이 넉넉하지 못해서 생계비를 줄이는 가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엥겔지수의 상승을 막기 위해 일부러 야식을 줄이는 가계들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건강상의 이유로도 치킨 한 마리는 오늘 패스! 그 이유가 어쨌든 치킨은 여전히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야식이다.

지갑의 사정이 넉넉지 못한 요즘 다들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다들 어렵다는 말을 쉽게 내 비치는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끼리 저녁에 오순도순 치킨 한 마리를 시켜서 서로 입에 닭다리를 넣어주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 저녁 치킨 한 마리 고,, 오저치고는 어떤지?, “당연히 모든 치킨은 옳다”는 당모치의 저녁은 또 어떨까? 주말 저녁이 다가오는 시간, 소중한 가족과 함께 가볍게 치킨 한 마리를 뜯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소확행의 시간을 가져보는 우리네 삶이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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