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전 세계적으로 경기불황과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침체되었던 경제는 살아나야 할 특별한 전환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경기침체는 여전해 보이고 하루빨리 경제 회복을 통한 새로운 변화들이 필요해 보인다. 경제 침체와 더불어 세계는 지금 청년 실업에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청년들은 실업 늪에 빠져 호소하고 있고 전 세계는 청년 실업을 해결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해 보인다. 청년실업으로 인해 캥거루족이라는 단어는 이미 오래 전에 유행했었다. 캥거루족은 자립할 나이가 되었으나 경제 침체와 실업률 증가로 인해 사회적 진출이 늦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부모에게서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젊은이들을 칭하는 이 용어는 한 때 우리 사회에서 실업률의 심각성을 지적해 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 침체의 지속과 청년실업의 장기화로 인해 새로운 신조어가 등장했다. 바로 ‘전업자녀’라는 말이다. 이 말은 캥거루족의 의미와 같이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자녀들을 일컫는다. 성인이 되어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 성인 자녀들이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는 데서 유래된 신조어이다.

‘전업자녀’는 부모님이 맞벌이하는 동안 자녀들은 가사 일을 맡아서 돌보는 형태로서 ‘전업’이라는 말과 ‘자녀’의 말이 붙어서 사용되고 있다. 전업자녀는 집 안에서 가사 일을 도우면서 부모의 도움을 받는 의미로 사용된다.

‘전업자녀’의 용어도 캥거루족과 마찬가지로 그 시작은 같은 의미에서 출발한다. ‘전업자녀’의 시작은 청년들 사이에서의 낮은 취업률에서 비롯되었다. 세계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전업자녀’는 단순히 우리 사회에서만의 신조어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전업자녀의 용어가 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저출산과 청년 실업 등의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앞으로는 학령인구 감소는 물론, 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는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갈 청년들의 감소는 가장 시급한 우리 사회의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더군다나 청년실업은 취업난으로 인해 결혼까지 포기하는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결국 사회초년생들의 취업난은 주거와 결혼 및 출산으로 이어지는 생에 전 주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청년 실업과 취업난의 해결은 사회초년생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생활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주거의 안정은 또한 결혼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청년 실업과 취업난은 정말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된 것이다.

청년들은 ‘이생망’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생망’, “이번 생애는 망했다”라는 줄임말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말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청년들에게 ‘이생망’으로 비춰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지금 사회는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고, 청년들이 처한 환경은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청년들에게 ‘희망고문’을 주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사회와 구조적인 문제 그리고 경제 한파가 몰아치면서 이와 관련된 신조어들이 하루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생겨난다. 그만큼 청년들에게 이 사회는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곳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과거 우리는 부의 대물림 현상과 특권층의 기회 독점 등의 많은 구조적 문제를 보았다. 청년들은 그런 사회를 보면서 희망보다 절망을 먼저 선택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해야 했었다.

우리 사회는 소비침체와 부동산 가격 폭등, 소득의 양극화, 취업난 등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는 현실에서 취업난에 고달파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일자리 제공에 최우선 대책을 마련하는데 주저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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