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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정원영 목사의 Book - Life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09.07 16:18
  • 호수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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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임진각순례자의교회)

“교회 밖 삶이 신앙적 열매들을 만들어 내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핵심적 삶의 터전임을 기억합시다.”

‘이규태’ 저 『한국인의 의식구조1』 (출판사: 신원문화사)에서 일부를 옮겨봅니다.

한국인에게 내재하는 타율의식의 단점으로는 형식주의라는 슬럼프가 수반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개체는 형식이 필요 없지만집단에는 형식이 필요하다집단에 아랑곳없는 형식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집단의 타율의식이 우세한 사회에서는 형식이 내용에 우선된다타율의식의 또 다른 단점으로는 어른이 되어서도 유아성을 벗어나지 못하다는 점이다유아에게 있어 무엇보다 불안한 일은 혼자 남겨진다는 것이다곧 모태 의존에서 소외당할지도 모른다는 감정이 큰 불안으로 작용된다직장에서 나만 빼돌리고 회식을 갔다든지 할 때 느끼는 불쾌감은 한국인에게 있어 불쾌감이 아니라 모태 의존에서 이탈 당하는 불안감이라는 편이 옳다그러기에 이 타율적 인간들은 누군가가 달리면 자기만 낙오될세라 우선 달려 놓고 본다우선 맹목적으로 달리고 본다

한국의 유행 속도가 외국에 비해 고속이라는 점도 이 타율의식의 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미니스커트나 블루진의 유행 속도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어떤 상품을 만들어 재미를 본다면 주저 없이 비슷한 것을 만들어 과당 경쟁을 하는 것도 그렇다이를테면 베스트셀러가 출판되면 해적판이 네댓 군데에서 출판되고어떤 빙과가 히트하면 과자 회사는 하나도 빠짐없이 유사 빙과를 만들어 낸다상도의를 따지기 전에 한국인의 모태 이탈의 불안이 상행위에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위의 글은 1980년대 초반에 쓰인 글입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과거 정서라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안에 숨겨진 타율과 형식주의는 여전히 지역주의와 학연 지연 등에 의해 조장되는 정치 사회 문화의 양상 속에 집단주의의 각양 병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이 핵오염수 방류가 시작했습니다. 틀린 줄 알면서도,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말하면 정치적 성향을 함께 나누었던 누군가에 의해 혼자가 될 것 같아 언론도 그리고 개인도 묵과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요?

그런데 이런 집단주의가 교회에도 상존합니다. 사회 속에 있는 건강한 개인보다는 교회 안에 함께 있는 성도로 남아 있기를 더 원합니다. 성도는 구원의 은혜에 대한 응답으로 삶의 열매를 맺으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 그 사랑을 연습하고 삶의 자리에 나아가 손 대접하기를 힘쓰며(롬12:13) 살아가야 합니다. 복음의 증거가 되는 땅끝의 사명(행1:8)을 이루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삶의 현장 안에 있는 개인의 신앙적 삶보다는 교회 안에서의 섬김과 봉사에 더 치중하고 또 그것을 강조하고 조장합니다. 이러한 타율의식과 형식주의의 양태가 한국교회에 계속 자리하는 한,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소명은 애시당초 어불성설인지도 모릅니다. 개인의 삶과 신앙의 조화를 이루어내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의 삶보다 교회에 머무는 주일이 더 중요하고 또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과 타인들과의 관계보다 새벽예배와 주중 예배의 시간이 더 중요하고 주님과의 관계가 중요함을 가르치다 보니 타인과의 관계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가르쳐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겠습니다. 물론 교회 안에서의 예배나 신앙생활이 불필요하다는 역설은 아닙니다. 교회 밖 삶이 신앙적 열매들을 만들어 내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핵심적 삶의 터전임을 그리고 그곳에서 성도로서의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교회가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복음 들고 산을 넘는 자의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사52:7)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주께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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