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물댄동산교회(김용귀 목사) 목회자 세미나에서 이재철 목사가 “인간의 영혼을 다루는 직업인 목회자가 프로보다 더 프로다워야 한다”며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말한데 대해 “과거와 달라진 목회 상황과 각자의 형편을 간과한 채, 이중직을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폄훼한 것 같아 불편하다”거나 “작은 교회나 개척교회 현실을 모른다”는 항변이었다. 김동호 목사는 “목회자가 사례비로만 생활하는 게 맞다”고 전제하면서 “그런데 교회가 정말 형편이 안 돼서 그렇게 못 해주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 목사가 스스로 이중직을 수행하면서까지 자기들을 버리고 떠나지 않고 목회한다면 그것은 훌륭한 일이지,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했다.

박영돈 목사(작은 목자들 교회)는 “이재철 목사는 훌륭한 목회자의 자질을 갖추고 투철한 사명감에 사로잡혀 목회에 헌신했지만, 기본적인 생계마저 보장되지 않는 처절한 현실에 내몰리는 수많은 목사의 고충과 비애에 대한 깊은 공감은 없는 듯하다. 많은 목사에게 이중직은 일하며 복음 사역을 한 바울을 본받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게 열악한 현실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낙심치 않고 꿋꿋하게 교인들을 섬기는 이들이 오히려 진정한 프로 정신이 더 투철한 사람일 것”이라고 했다. 이중직 목회자들은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위해 이중직을 택한 것이 아니고, 교회가 사례비를 줄 형편은 안 되고, 가정을 책임져야 하니 이중직으로 떠밀린 것”이라고 했다. 한 이중직 목회자는 “목회만 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가 없다 보니 오히려 괴물이 되어가는 사역자들을 많이 봤다. 이중직을 한다고 해서 다 돈에 미쳐 있는 사람들은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목회사회학연구소 조성돈 소장은 “예전에 목회자는 제사장의 직분으로 여겨서 구별되고 거룩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게 중요했다면, 지금은 일반인들과 똑같은 직업인으로 있으면서 말씀을 나누고, 교제하고, 성도들을 돌볼 수 있는 모범적인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직업인으로서의 전문성은 강화되고 목회사역을 한다는 정체성은 분명하지만, ‘목회자’ 하면 떠오르는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거리감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목회자들이 지역사회의 일상으로 들어가 직업인으로 일하면서 ‘구별된 사람’의 이미지보다는 ‘친근한 이웃’이 되는 것은 ‘목회자의 성육신’(?)으로 박수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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