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13대 총장, 명예교수

2) 대칭성적(對稱性的) 구조

이 고발과 보고에 의해서, 와스디는 폐위가 되고 에스더는 왕후로 간택된다(#1). 모르드개가 하만의 미움을 사게 되고, 모르드개의 고발은 후에 유다민족을 살리는 결정적 사건을 이루게 된다(#2). 하만의 고발은 유다인 전체를 몰살시키는 참담한 위기를 만들어 내고, 왕후에 대한 모르드개의 보고는 에스더로 하여금 유다인 구원을 위한 모종의 역할을 할 결단을 가져오게 한다(#3). 하만의 보고에 의하여 오히려 하만과 모르드개의 전격적인 신분의 역전적 결과를 가져와 모르드개는 영광을 받되 하만은 수치를 당한다(#4). 하만의 고발에 의하여 유다인의 전멸 위기에서 에스더의 고발 때문에 유다인이 오히려 구원받고 원수를 갚게되는 극적 승리를 가져온다(#5). 모르드개를 죽이려던 하만이 오히려 자기가 만든 사형틀 위에 자신이 매달려 처형된다. 에스더서는 이런 대칭적 기법으로 독자로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한다.

조서(調書)의 대칭 : 와스디 왕후의 폐위 조서(2 : 20-22)와 에스더 왕후 등극을 위한 조서(2 : 18) ; 유다인 살육 조서(3 : 12-15)와 유다인의 구원과 원수 갚음의 조서(8 : 2-14)가 대칭을 이룬다. 하만이 유다인 학살을 위한 조서 작성 과정과 모르드개가 유다인 구원과 원수 갚음을 위한 조서 작성 과정이 거의 똑같은 진행이 되면서 서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상황적 대칭 : 이러한 대칭적 상황 속에서, 6장은 왕궁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행 상황이 모르드개와 하만의 반전(反轉)을 분명히 예시하여 중요한 전환점의 순간을 느끼게 한다. 모르드개는 자기의 베옷과 재를 벗어버리고 왕이 입는 왕복을 입고, 하만은 오히려 슬픔과 번뇌로 급히 집으로 돌아간다. 이 6장의 극적인 역전은 하만과 왕과 함께하는 두 개의 잔치(연회) 사이에 일어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6장과 7장). 이 반전은 특별히 6 : 14이 강조하는 주안점이다. 자체의 불행과 특별사면의 이 갑작스런 반전이 “유다인 모르드개와 왕후 에스더의 명령한 바와 같이, 유다인들과 그 후손들에게 금식하며 탄식하도록 의무로 규정하여 정해진 기한에 이 부림절의 날을 지키도록”(9 : 31) 페르시아 제국의 127도에 산재한 유다 모든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내보낸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마지막 편지에 자신만만하게 표현되고 있다(9장).

에스더서에서 아주 중요한 제6장에 있는, 모르드개와 하만 사이의 신분적인 대역전(뒤집기)은 어쩌다가 이뤄진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하만의 지혜로운 친구들과 그의 아내인 세레스는 “모르드개가 정말 유다 족속이라면, 당신은 그 앞에서 굴욕을 당하기 시작했고, 당신은 저를 결코 이기지 못하고 분명히 그 앞에 재기불능의 실패가 될 것이다”(6 : 13)는 판단과 더불어 모르드개가 이미 더 높은 권력의 자리를 확보하여 상황이 완전히 변했음을 제시한다. 사실, 여기에서는 이야기의 전개가 아직 미결로 남아있는 상태이다. 왜냐하면, 이 장면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건이지만 아직 절정을 이룬 사건은 뒤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사건 뒤에, 아하수에로 왕은, 에스더, 하만과 함께 3명이 하는 두 번에 걸친 잔치에서, 왕후 에스더에게 결정적으로 단호하게 응답하고, 절대적이며, 자신이 개인적으로 인준한 반(反)유다인 칙령을 취소하고 자기가 직접 발탁한 총리에 정반대로 선회하게 된다. 결국 유다인들은 아달월 13일에 일어나는 복수극으로 승리하게 된다.

요약하면, 이야기 전개의 긴장감이, 황실의 상황전개의 엄청난 역전을 예시하게 되면서 에스더서를 읽는 유다인들도, 현대의 독자들도 마지막 모든 이야기 내용이 종결될 때까지 사건의 추이를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에스더서 6장을 책의 중심축으로서 인정할 때는 에스더서 구조에 또 다른 면의 시각을 제시한다. 10개의 연회가 전체 이야기의 핵심 모티브(motif)인 행운의 급전환(急轉換)를 두드러지게 극대화시키는데 반해서, 6장의 중추적 장면을 극대화시켜 보면 다음 도표에서와 같이 대칭적 균형이 완벽하지는 않다 해도, 에스더서에서 보다 큰 양식의 대칭구조를 가장 잘 드러낸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