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은 목사

성녀(聖女)로 한평생 살아내신 박광희 사모님은 다시 뵙고 싶은 마음이다. 꼭 필요한 이 시대에 성도의 귀감, 목회 내조자의 귀감, 어머니로서의 귀감을 삼아야 할 분이시기 때문이다.

■ 느헤미야와 같은 목사

느헤미야는 바벨론 포로시대에 바벨론 왕 아닥사스의 신하로, 고국에 돌아가 허물어진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고 종교개혁을 단행하여 율법을 준행하도록 했다. 그는 능력과 용기, 선각자적인 비전과 결단력, 추진력과 실천력이 뛰어난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김용은 목사는 느헤미야와 같이 교회와 교단과 사회에서 비전과 결단력을 가지고 추진하였다.

(1) 김 목사는 총회장이 되자 제일 먼저 증경 총회장들을 총회장 자문위원으로 추대하고. 지도자들의 협력을 얻어 교단을 정치적으로 안정시켰다.

(2) 그는 교단 합동에 힘썼다. 그의 열의를 본 한국 도자기회사 사장 김종호 장로와 대원전선회사 사장 박희순 장로가 재정을 뒷받침하여 1973년 예성과 교단의 2차 합동을 이뤘다.

(3) 그는 선각자적인 혜안으로 일을 계획하고 그 일을 박력있게 추진하는 개척자적인 일꾼이었다. “총회자문기구”나 그때 창안한 “교회연중행사 일람표”는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4) 그는 매사에 희생적으로 솔선했다. 그는 교회에서 최소한의 사례비를 받았다. 그 사례비도 호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다가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었다. 그로 인해 가족들은 극한 가난 속에서 살았다. 자녀들이 마련한 고희잔치 비용 전액을 밑천으로 하여 방대한 교단의 의정사를 발간했고, 자수성가하여 구입한 토지를 모두 교회 건축에 헌금하고 많은 행사 때 선물 받은 패물을 모두 정리하여 헌금했다. 은퇴 후 받은 퇴직금을 두암 순교교회와 군산기독교센터 건립에 헌금하여 모든 것을 복음화에 다 쏟아 바쳤다.

(5) 그는 총회가 하지 못한 의정사 발간을 발벗고 나서서 진행했다. 당초 본인 사비 300만 원으로 시작된 일이 확대되어 마침내 2500만 원의 거금을 지출하여 발간 완성했다. 그리고 전국교회에 기증 배포하여 아름다운 역사의 문화유산을 물려주었다.

(6) 그는 청빈하게 살았다. 그의 생활 철학은 사무정신(4無精神)이었다. 곧 무주택, 무통장, 무토지, 무패물 생활이었다. 청교도의 신앙윤리인 청지기 정신, 근검, 절제, 청빈, 순결의 삶을 살았다. 그리스도의 빛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씩 순명의 길을 가다가 2008년 7월 30일 90세를 향수하고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 그리던 주님과 순교하신 어머니, 23인의 순교자들과 앞서간 성도들, 천군 천사와 더불어 주님을 찬양하리라.

2008년 8월 1일 김용은 목사의 천국 환송식은 그분이 개척하고 38년간 헌신적으로 사역한 군산중동교회의 성도들과 선후배 목회자, 전북 지역 평신도 지도자 등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서종표 목사(군산중동교회 담임)의 집례로 전북지방회장 이해창 목사의 기도, 총회장 전병일 목사의 설교에 이어 영상 상영, 환송사 및 환송의 찬송, 유족 인사, 전 총회장 홍종현 목사의 축도와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총회장 전병일 목사는 “김용은 목사님은 순교자의 자녀로서 밀알처럼 사신 분”이라고 말하고 “그분의 신앙을 본받아 군산지역 복음화에 기여하는 성도들이 될 것”을 부탁했다.

이어 교단 전 총회장 이만신 목사, 손덕용 목사와 전 군종감 홍순영 목사가 환송사를 통해 김용은 목사의 삶을 기억하며 추모했다. 그의 시신은 김용은 목사 평소의 뜻에 따라 의학 발전을 위해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되었다.

■ 김용은 목사님과 만남의 축복

류재하 목사

인간의 역사는 탐욕적 관계 속에서 서로 쌓아 올린 바벨탑이라면, 하나님의 역사는 예수를 영접한 성도들을 통해 하나님 영광을 드러내는 창조적 구원의 열매이다. 그래서 성도들의 관계는 예수님을 닮아 사랑과 배려, 은혜와 겸손, 믿음과 비전을 지니면서 서로 기도하고 협력하며 힘차게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신다. 이런 삶의 철학을 필자는 고 김용은 목사님을 통해서 배웠다.

1. 멀리서 본 김용은 목사님

필자는 1964년 서울신대를 졸업하고, 1969년 2월 인천 간석제일교회를 개척한 그해 4월 총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당시 인천지역은 경기지방회에 속했는데 1971년 지방회 부서기로 선출되어 생애 처음으로 대의원으로 총회에 참석했다. 언제나 총회의 최대 관심은 총회장 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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