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영 목사(임진각 순례자의 교회 담임)

‘김수민’ 작가의 「너에게 하고 싶은 말」에서 한 부분을 옮겨봅니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데 대략 7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19세 성인이 된 이후에 당신에게 전문가가 될 수 있는 9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셈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이 끝났다고 애기합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말이죠.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텔론은 ‘록키’라는 영화로 스타덤에 오르기 전까지 무명배우로 활동을 하고 있었고, 매번 오디션에서 캐스팅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당시 복싱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무함마드 알리와 무명의 복서였던 척 웨프너의 대결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챔피언의 압도적인 KO를 예상했지만 무명 복서는 15라운드를 버텨냈습니다. 그것을 보고 감동한 실베스터 스텔론은 보통 1년 이상 걸리는 시나리오 작업을 단 3일 만에 완성했습니다.

완성된 시나리오를 들고 할리우드의 한 제작사를 찾았고, 제작사는 거액을 부르며 시나리오를 팔라고 제의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쓸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제작자 어윈 윙클러는 고심 끝에 출연료 없이 그를 주연으로 기용했고, 제작비도 보통 영화 제작비의 5분의 1 수준인 100만 달러로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가족들을 출연시키고, 실제 자신의 집에서 촬영을 하고, 의상도 평소에 즐겨 입던 옷을 입고, 장소 대여료가 부족해 도둑 촬영을 하면서까지 어렵게 제작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1976년 11월, 드디어 ‘록키’의 시사회가 열렸고, 영화가 끝난 후 극장에선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결국 ‘록키’는 197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에서 9,000억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록키’가 우연히 만들어졌을까요? 실패를 거듭하던 실베스터 스텔론은 그에게 주어진 9번의 기회 중 한번을 잡아냈습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간의 실패와 고난에서 교훈을 얻고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록키’가 있는 것입니다. 아홉 번의 기회가 평균적으로 주어진다고 하지만 기회가 있어서 ‘록키’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실패와 고난과 좌절로 가득했던 무명 시절의 교훈을 잊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거는 오늘의 바탕이 됩니다.

미래를 바라본다는 것은 그리스도인만의 특징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특징은 뒤를 돌아본다는 것입니다. 주님을 영접한다는 것은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죄인임을 인정하는 것은 자신을 되돌아 볼 때만 가능합니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인은 과거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실수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과오 속에서 새로운 힘을 모을 수 있는 기반을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이 부여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주님의 은혜이고 이 은혜에 감사함으로 과거의 실패에 대한 푸념과 낙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미래를 바라보며 소망을 품는 것이 그리스도인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어떤 고난과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주님의 단련하심으로 고백할 수 있고 또한 고난당함을 유익으로 해석하는 신앙의 힘을 소망으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5:3-4) 그리스도인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고 인내하며 연단을 통해 소망을 이루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