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봉 목사(기성 진주중앙교회 원로)

도마는 누구인가?

로마는 파르티아인을 유대에서 몰아내고 자신들이 원하는 통치자를 세워서 지배권을 되찾고자 했다. 그들에게는 자기편이 되어 줄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했고, 그들이 볼 때 헤롯이 적임자였다. 그래서 로마 원로원은 주전 37년 헤롯을 유대의 왕으로 임명하였으며 헤롯은 자신의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주피터 신전까지 행진하여 이교의 신들에게 제물을 바쳤고 로마 군대의 도움을 받아 유대의 적들을 굴복시켰을 뿐 아니라 자신을 반대했던 사람들에게 잔인하게 복수했다. 하스몬가와 그들을 지지한 유대 귀족들뿐 아니라 로마를 등에 업은 자신의 통치에 반감을 품은 사람은 누구나 제거했다. 그는 통치 능력을 발휘하여 다윗, 솔로몬 시절에 필적할 영토를 정복했다.

BC31년에 옥타비아누스가 악티움에서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에게 승리하여 로마의 명실상부한 통치자가 되었다. 이에 헤롯은 자신이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 오랜 친구였기 때문에 의심을 받을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헤롯은 발 빠르게 움직여 옥타비아누스에게 자신의 충성심을 확신시키자 이 새로운 로마의 통치자는 헤롯을 유대의 왕으로 인정하고 관할 지역을 늘려 주었다. 그 후 여러 해 동안 헤롯은 안정과 번영을 이루며 예루살렘을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지로 변모시켜 나갔다. BC 27년 옥타비우스는 자신을 아우구스투스(지존:至尊者)라고 하고 ‘신의 아들이며 세상의 구원자’라고 천명하면서 ‘로마가 점령한 지역에서 자신을 예배하라’고 하였다. 이에 헤롯은 가이사랴와 사마리아에 로마황제를 예배하는 성전 등을 지어 로마에 아부하였다.

이런 일들은 유대인들의 반감을 사는 일들이었다. 하지만 이것을 잘 알고 있었던 헤롯은 예루살렘 성전을 대폭 수리하고 새롭게 만들어 유대인들에게 환심을 사려고 노력했으며 예루살렘의 파괴된 부분들을 다시 세우는 대규모 토목 사업을 일으켰다. 헤롯은 유대에 대한 완전한 지배권을 가졌으며 그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그는 대제사장 직분도 좌지우지할 수 있었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대제사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개인으로서 헤롯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그에게는 열 명의 아내가 있었는데, 그들 대부분은 자기 아들이 왕위를 계승하기를 원했으므로 왕궁 내의 음모로 인해 헤롯은 의심 많고 잔인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하스몬 왕가의 일족이 그의 왕위를 찬탈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그가 사랑했던 부인 마리암네와 그녀에게서 태어난 두 아들을 죽였다. 그는 희랍의 문물을 도입함으로써 로마의 환심을 얻는 동시에 성전을 개축하고 회당을 장려하는 등 유대교를 보호함으로써 유대인들의 환심도 얻으려고 하였으나 경건한 유대인들의 환심을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헤롯의 통치 기간 말기에 세례 요한과 예수가 태어났고 예수가 태어났을 때 헤롯이 두 살 이하의 어린아이들을 모조리 죽이게 하였다는 복음서의 기록은 그의 잔악한 성격을 고려할 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헤롯은 그의 생애 말기에 후계자를 정하고자 후계자로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아들 세 사람을 죽이고 그가 죽기 직전 유서에 다른 세 아들에게 왕국을 나누어 줄 것을 명하였는데 아켈라우스(Archelaus)는 유다와 사마리아와 이두메의 왕으로 봉하였고, 헤롯 안티파스(Herodes Antipas)는 갈릴리와 베레아의 분봉 왕으로 봉하였으며, 필립보(Philippus)는 북쪽의 요단강 동편(베다니, 드라고닛) 지역의 분봉 왕으로 봉하였다. 헤롯이 죽은 후 이 세 형제는 로마 황제의 인정을 받기 위하여 로마로 갔을 때 유대인의 대표들도 로마로 가서 헤롯 왕가를 철폐하고 유대교의 자율성을 회복시켜 줄 것을 황제에게 간청하였는데, 이 사건을 누가복음 19장 12-14절은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어떤 귀인이 왕위를 받아 가지고 오려고 먼 나라로 갈 때에⋯ 그런데 그 백성이 저를 미워하여 사자를 뒤로 보내어 가로되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의 왕 됨을 원치 아니하노이다 하였더라.”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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